러시아가 시리아 유혈사태 해결을 위해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의 퇴진을 수용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발언이 나왔다. 시리아 정권을 두둔해온 러시아의 입장 변화 가능성이 주목된다.
케나디 가틸로프 러시아 외무차관은 5일 "우리는 알아사드 대통령이 반드시 관력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한 적이 없다"며 "이는 시리아인들 스스로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이타르타스통신에 말했다. 이 발언은 알아사드 대통령의 거취와 관련, 러시아에서 나온 것 중 가장 진전된 것으로 평가된다. 러시아는 그 동안 알아사드 대통령의 퇴진은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다며 반대 입장을 고수해 왔다.
러시아는 시리아에서 유혈사태가 발생한 후 두 번이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안에 거부권을 행사하는 등 알아사드 정권을 비호했다. 러시아는 이 때문에 시리아 유혈사태 해결에 동참하라는 국제사회의 압력을 받아왔다. 특히 지난달 어린이 49명을 포함, 108명의 민간인이 사망한 '훌라학살' 이후 러시아에 대한 국제사회의 압박은 고조됐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외무장관인 사우드 알 파이잘 왕자는 이날 사우디 제다에서 열린 걸프협력이사회(GCC) 외무장관 회의에서 "시리아 사태에 대한 러시아의 태도가 변화해야 할 시점"이라며 "러시아는 학살 중단과 평화로운 권력이양을 지지하기 바란다"고 호소했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도 "우리는 시리아 사태 해결을 준비하고 있다"며 "러시아와 중국도 역할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류호성기자 rh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