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선수권은 매 경기가 결승과 같다. 객관적 전력 차이는 종이 한 장에 불과하다. 보는 눈은 즐거워질 수 밖에 없다. 새벽 잠을 설쳐도 아깝지 않을 조별리그의 백미를 소개한다.
▲스페인-이탈리아(C조 1차전ㆍ11일 오전 1시)
최근 분위기 만을 놓고 보면 스페인이 우세하다. 스페인은 유로 2008과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거푸 정상에 올랐고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다. 반면 이탈리아는 2006년 독일 월드컵 우승 이후 뚜렷한 성적을 내지 못했고 FIFA 랭킹은 12위까지 밀렸다. 그러나 스페인은 전성기를 맞은 후 이탈리아를 맞아 고전을 거듭했다. 유로 2008 8강전에서 0-0으로 비긴 후 승부차기에서 4-2로 이겼고 지난해 8월 친선 경기에서는 베스트 멤버를 가동하고도 1-2로 패했다. 이변 연출 가능성이 충분하다.
▲잉글랜드-프랑스(D조 1차전ㆍ12일 오전 1시)
중세 이후로 라이벌 관계를 맺고 있는 양국의 자존심이 걸린 한판이다. 잉글랜드는 축구 종가를 자부하지만 최근 국제 무대에서 시원찮은 성적에 머물렀다. 프랑스를 상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역대 전적에서 16승4무8패로 앞서 있지만 1999년 이후 1무4패로 절대 열세를 보이고 있다. 로이 호지슨 감독이 새롭게 지휘봉을 잡고 유로 2012에서 심기일전을 노리고 있지만 전력 누수가 커 프랑스전에서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웨인 루니(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유럽축구연맹(UEFA)의 징계로 결장하고 프랭크 램파드(첼시), 가레스 배리(맨체스터 시티)가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했다.
▲네덜란드-독일(B조 2차전ㆍ14일 오전 3시 45분)
스페인의 독주를 견제할 유력한 두 팀이 조별리그에서 격돌한다. 양팀은 최근 구별이 어려울 정도로 닮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독일은 특유의 견고함에 네덜란드식 '토털 풋볼'을 접목한 '벌떼 공격'으로 선풍을 일으키고 있고 네덜란드는 독일식 '실용주의 축구'로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 준우승에 올랐다.
야전 사령관 메수트 외칠(독일)과 베슬러이 스네이더르(네덜란드)의 맞대결에서 승부가 갈릴 전망이다. 역대 전적에서는 독일이 14승14무10패로 앞서 있고 지난해 11월 함부르크에서 열린 친선 경기에서도 독일이 3-0으로 완승을 거뒀다.
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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