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쓰비시 미쓰이 미즈호 등 일본 메이저 은행들이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한국 대기업을 상대로 대출 경쟁을 하고 있다고 산케이(産經)신문이 6일 보도했다. 한국 글로벌 기업의 해외 영업이 활발해지면서 자금 수요가 늘고 있는 것이 배경이다.
신문에 따르면 미쓰이스미토모은행은 최근 한국 기업 공략을 위해 서울에 전담 부서를 설치하는 한편 도쿄 런던 뉴욕 싱가포르 등에 담당 영업직원을 배치했다. 활발한 영업활동 덕분에 이 은행이 지난해 말 한국 기업에 대출한 금액은 100억달러(11조8,000억원)가 넘었다. 5년 전에 비해 3배에 달하는 액수다.
미즈호코퍼레이트은행도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에 특화한 전담부서를 설치, 해외 진출을 모색하는 한국 기업에 협조융자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9월부터 올해 3월까지 6개월간 이 은행의 한국 기업 대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0% 증가했다.
일본 최대 은행인 미쓰비시도쿄UFJ은행도 최근 도쿄 본점과 서울 지점에 전담 부서를 설치하고 한국 기업의 해외 진출에 대한 정보수집과 영업활동에 나섰다.
일본 은행들이 한국 기업 공략에 나선 것은 지난해 3월 발생한 도호쿠(東北) 대지진과 엔고 등의 영향으로 일본 기업의 해외시장 진출이 눈에 띄게 줄어든 데 있다. 한국 기업은 일본 기업이 주춤한 틈을 타 신흥국을 중심으로 생산 거점을 늘리고 있고, 이로 인한 자금 수요도 많아지고 있다. 한국 메이저은행은 해외 자금조달 능력 부족으로, 유럽은행들은 재정위기로 경영이 악화해 한국 기업에 대출해줄 여력이 없는 상황이다. 대출확대를 꾀하는 일본 은행과 시설 확충을 노리는 한국 기업의 조합은 이런 배경에서 이뤄졌다.
일본 은행들은 향후 대출 확대를 위해 영업인력을 증원하고 해외영업 거점을 확충하며 대출 이외의 금융 서비스로도 분야를 넓혀갈 계획이다.
가토 가즈키 미쓰이스미토모은행 국제총괄부 업무추진 그룹장은 "일본 국내 자금 수요가 계속 침체일로를 걷고 있어 한국 기업을 둘러싼 일본 은행들의 고객 확보전쟁은 더욱 격렬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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