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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중앙銀 "EU 자구의지가 먼저…" 금리 동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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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중앙銀 "EU 자구의지가 먼저…" 금리 동결

입력
2012.06.06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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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중앙은행(ECB)이 6일 독일 프랑크푸르트 본부에서 열린 정례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행 1.0%로 동결했다. 그러나 시장의 기대를 저버린 결정에도 불구하고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가 부양의지를 강력하게 시사, 유럽 증시는 큰 폭으로 상승 마감했다.

ECB는 이날 3년 만기 장기대출프로그램(LTRO)이나 국채 매입 계획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드라기 총재는 금리 동결 발표 직후 기자회견에서 "비전통적 통화정책수단(장기 대출 및 국채 매입)들은 모두 일시적인 처방이란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나 "유로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필요 시 행동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해 추가 부양 조치 가능성을 피력했다.

ECB는 선행 조치로 유로존 은행권에 대한 단기 유동성 자금지원을 연장하기로 했다. 드라기 총재는 "고정금리 단기 자금대출(MROs)을 최소 내년 1월15일까지 연장하고, 3개월 만기 고정금리 대출도 올해 말까지 무제한으로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유럽 증시는 ECB 발표 직후 오름세가 꺾였다가 드라기 총재 발언 이후 곧 회복해 전날 종가대비 2% 이상 상승 마감했으며, 뉴욕 증시도 전날보다 0.72~0.73% 오른 채로 개장했다.

외신들은 ECB가 금리를 동결한 이유가 17일 그리스 2차 총선과 이달 말 유럽연합(EU) 정상회담 결과를 지켜보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섣불리 경기부양책을 발표했다가 유럽 정부들의 자구 의지가 꺾일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다음달 회의에서는 ECB가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그리스 2차 총선에서 좌파 세력이 득세하거나 스페인 은행 위기가 개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면 ECB로서도 더 이상 뒷짐을 지고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금융권 위기는 스페인을 넘어서 독일 같은 재정건전국에까지 영향을 끼치고 있다. 이날 회의에 앞서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독일, 오스트리아, 그리스 등 유로존 국가 은행의 신용등급을 무더기로 강등했다. 지난주 덴마크와 스페인 은행에 이어 유로존의 마지막 보루인 독일의 은행마저 신용등급이 강등되면서 남유럽에 국한됐던 '은행의 위기'가 유럽 전역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무디스는 이날 성명을 통해 독일 2대 은행 코메르츠방크의 신용등급을 A2에서 A3로 한 단계 강등한다고 밝혔다. 데카방크와 DZ방크 등 다른 5개 독일 은행의 신용등급도 함께 강등됐다. 무디스는 독일 최대은행인 도이체방크의 신용등급 심사 결과는 추후에 발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무디스는 이와 함께 에르스트 방크, 라이파이젠 방크 인터나치오날, 방크 오스트리아 등 3개 오스트리아 은행의 신용등급을 낮췄고, 프랑스 자본이 소유한 엠포리키 은행 등 그리스 3개 은행의 신용등급도 강등했다.

무디스는 "프랑스의 보증 덕에 이들 은행의 신용등급이 다른 그리스 은행보다 높았지만 이제는 아니다"며 "그리스가 유로존을 탈퇴해 자본 유출입을 통제할 경우 프랑스가 직접적인 도움을 줄 수 없는 상황을 맞을 것"이라고 강등 이유를 밝혔다.

이영창기자 anti09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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