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팬들에겐 너무나 즐거운 '잠 못 이루는 밤'이 찾아왔다. 2012년 유럽축구선수권(유로 2012)이 9일 (이하 한국시간) 막을 올린다.
폴란드와 우크라이나가 공동 개최하는 이번 대회에는 총 16개 팀이 출전, 조별 리그와 8강 토너먼트를 거쳐 유럽 축구의 지존을 가린다. 유로 대회는 스타 파워와 경기 질적인 면에서 월드컵을 능가한다. 쟁쟁한 축구 강호와 슈퍼 스타 가운데 역시'디펜딩 챔피언'스페인과 '득점 기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27ㆍ레알 마드리드)에게 가장 관심이 쏠린다.
순항하던 무적함대, 자중지란?
오스트리아와 스위스에서 열린 유로 2008은 세계 축구의 흐름이 바뀌는 무대가 됐다. 호화 찬란한 멤버에도 불구, 유로와 월드컵에서 지리멸렬했던 스페인은 빠르고 정교한 미드필드 플레이를 앞세워 정상에 오르며 '메이저 대회 징크스'을 털어냈다. 이후 짧고 빠른 패스를 돌리며 볼 소유권을 지속적으로 장악하는 스페인 대표팀 스타일은'선진 축구'의 모범으로 떠올랐다. 스페인은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 월드컵에서도 정상에 오르며 명실상부한 '세계 최강'임을 확인했고, 현재도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를 지키고 있다.
스페인의 전력은 여전히 막강하다. 다비드 비야와 카를레스 푸욜(이상 바르셀로나)이 부상으로 빠졌지만 남아공 월드컵 우승 주역이 건재하고 후안 마타(첼시), 산티 카솔라(말라가) 등이 괄목할만한 성장을 보였다.
그러나'내부의 적'이 고개를 들고 있다.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 선수들간의 첨예한 갈등이 대표팀에서도 이어질 조짐이다. 사비는 TV 인터뷰에서 레알 마드리드 선수들의 매너를 공개적으로 비난했고, 중앙 수비수 조합이 유력했던 헤라르드 피케(바르셀로나)와 세르히오 라모스(레알 마드리드)는 심각한 갈등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페인이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면 세계 최초로 '메이저 대회 3연속 우승(유로 2008-남아공 월드컵-유로 2012)'의 기록을 세운다. 새 역사 창조를 위해서는 내부 단속이 우선이다.
이탈리아, 크로아티아, 아일랜드와 함께 C조에 속한 스페인은 11일 오전 1시 이탈리아와 1차전을 치른다.
득점 기계, 죽음의 조를 돌파할까
호날두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와 레알 마드리드에서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그러나 스타덤에 오른 후 상대적으로 A매치에서는 부진하다.
특히 지난 유로 2008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2007~08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 트로피와 득점왕을 석권하며 '축구 황제' 탄생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레알 마드리드 이적설로 관심을 집중시키기도 했다. 그러나 유로 2008 4경기에서 1골을 넣는데 그쳤고, 포르투갈은 8강전에서 독일에 2-3으로 패하며 탈락했다.
4년 만에 설욕의 기회가 찾아왔다. 독일, 네덜란드, 덴마크와 함께 '죽음의 B조'에 편성된 포르투갈은 10일 오전 3시 45분 조별 리그 1차전에서 독일과 맞붙는다.
호날두는 유로 2012를 앞두고 치른 세 차례의 친선 경기에서 무득점에 그쳤다. 포르투갈도 2무1패에 그치며 1골 밖에 얻지 못하는 부진에 허덕이고 있다. '죽음의 조' 통과에 대해 비관적인 견해가 지배적이다. 그러나 호날두는 "포르투갈은 본선에서 충분히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다. 8강 진출을 확신한다"고 큰 소리를 치고 있다.
호날두가 '득점 기계'의 면모를 대표팀에서도 보여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그는 지난해 11월 보스니아와의 유로 2012 예선전(6-2) 이후 A매치에서 골을 터트리지 못하고 있다.
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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