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국제영화제가 영화제의 중추적 역할을 해온 프로그래머에게 명확한 사유에 대한 언급 없이 해임을 통보해 논란이 일고 있다. 지역 언론 등 외압에 따른 해임이라는 주장도 나와 파장이 예상된다.
전주영화제 유운성 프로그래머는 지난 5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전주영화제 프로그래머 직에서 해임한다는 통보를 오늘 받았다… 해임 통보한 (민병록 집행)위원장님 말에 따르면 전주지역 언론들이 이사회를 압박해 내린 결정"이라고 밝혔다. 장기간 한 영화제에서 일한 프로그래머에 대한 일방적인 해임 통보는 이례적이다. 유씨는 2004년부터 전주영화제 프로그래머로 일하며 국내외 유명 감독들이 참여하는 옴니버스 영화 프로젝트 '디지털 삼인삼색' 등을 진행해 좋은 평가를 받아왔다.
유씨는 6일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해임 통보를 받기 전 인사위원회 개최 등과 관련 아무런 말도 듣지 못했다. 해임하기 전 사유를 알리고 당사자 해명도 들어야 하지 않냐"고 반문했다. 그는 "(전주영화제가 볼 게 없다는 지역 기자 질문에 대해) '전주영화제는 말 그대로 영화제이지 영화도 트는 축제가 아닙니다'라고 답한 폐막 기자회견 발언이 특히 문제가 됐다고 위원장이 전했다"고 밝혔다. 그는 4월 26일~5월 4일 열린 올해 전주영화제 평가 기사에 대해 자신의 트위터에 반박성 글을 올리는 등 지역 언론과 불편한 관계에 놓여있었다.
이와 관련 전주영화제는 5일 공식 트위터를 통해 유씨 해임은 "인사규정에 따라 (1일)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논의하고 결정된 사안"이라고 밝혔다. 전주영화제는 "현재 논의되고 있는 하나의 사건에 대한 판단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일어났던 일련의 과정과 행동들에 대해서 영화제 조직 내부에서 신중하게 고려하여 내려진 결정"이라며 "외부의 어떠한 압력도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고 덧붙였다. 전주영화제 관계자는 "구체적인 해임 사유를 언급하면 서로의 감정이 다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여러 가지를 종합적으로 정리해 7일 공식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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