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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뭉치면 잘나간다" 명동 장악한 신발 멀티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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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뭉치면 잘나간다" 명동 장악한 신발 멀티숍

입력
2012.06.06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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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1번지' 서울명동에선 지금 또 하나의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저가 매장이 몰려 있는 화장품 브랜드, 자라 유니클로 등 외국브랜드에서 토종 에잇세컨드까지 SPA(제조유통일괄형 의류) 브랜드, 그리고 이번엔 신발가게들의 싸움이 날씨만큼이나 뜨거워지고 있다.

명동을 달구는 신발가게들은 이른바 '슈즈 멀티숍.' 단일 브랜드 매장이 아니라 여러 브랜드의 신발을 모아 놓은 대형 매장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슈즈 멀티숍의 간판 ABC마트가 지난 4월 명동 1호점을 확장 이전한 데 이어 이랜드그룹의 '폴더'가 2호점을 명동에 오픈했다. 이날 폴더 2호점을 240㎡ 규모로 명동에 오픈한 이랜드는 "ABC마트, 레스모아, 슈마커 등 이른바 '빅3' 브랜드들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상권이지만, 제품 차별화와 감각적인 진열 등을 통해 대표적인 슈즈 멀티숍으로 자리 잡겠다"고 밝혔다.

지난 4월 신촌에 1호점을 연 지 겨우 2개월 만에 2호점을 오픈한 것은 1호점의 성과가 예상을 뛰어 넘었기 때문. 이랜드는 "폴더 신촌점은 오픈 50일 만에 매출 7억원, 누적 방문자 수 10만명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이랜드는 올해 7월 청주에 3호점, 광주 충장로에 4호점, 대구 동성로에 5호점을 연달아 오픈하는 등 공격적인 확장에 나서, 올해 1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하고 2015년에는 100개 매장에서 3,000억원의 매출을 올리겠다는 계획이다.

국내 1위 슈즈 멀티숍 브랜드인 ABC마트는 최근 명동 1호점을 명동예술극장 뒤로 확장 이전했다. 국내 최다 150개 브랜드의 신발은 물론 가방, 의류, 액세서리까지 다양한 제품을 구비해, 재개장 당일부터 사흘간 약 4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하기도 했다.

임대료 비싸기로 유명한 명동에서 슈즈 멀티숍 브랜드들이 연달아 대규모 매장을 내고 있는 것은 그만큼 이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기 때문. 2009년부터 3년 간 매년 30~40% 고성장한 슈즈 멀티숍 시장은 지난해 8,000억원 규모로 확대됐으며 올해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멀티숍의 인기는 백화점까지 변화시키고 있다. 명동 입구에 위치한 롯데백화점 소공동 본점은 지난 4월부터 백화점 스포츠화 매장 내에 여러 브랜드를 모은 편집매장을 시험 운영하고 있다. 백화점 측은 "젊은 고객들의 기호를 반영해 3개월 동안 시험 운영 중이며, 성과가 좋으면 정식 매장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멀티숍 인기의 배경은 소비자들의 신발 구매 방식이 크게 변화한 데 있다. 과거 나이키, 아디다스 등 특정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가 높았을 때는 개별 브랜드 매장에 가서 신발을 골랐지만, 지금은 스타일과 가격, 기능 등을 꼼꼼히 비교해 보고 산다는 것.

업계의 한 관계자는 "과거 스포츠화가 흰색 바탕에 브랜드 로고만 도드라지는 디자인일 때는 브랜드가 매우 중요했지만, 지금은 형형색색의 디자인과 다양한 기능이 젊은 소비자들을 사로잡고 있다"면서 "저렴한 국내 브랜드부터 국내에 단독 매장이 없는 해외 유명브랜드 신발까지 한곳에서 살 수 있다는 점도 인기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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