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만리장성의 길이가 2만㎞를 넘으며 고구려와 발해의 영토였던 지린(吉林)성은 물론 헤이룽장(黑龍江)성에서도 만리장성이 확인됐다는 주장을 내놓았다. 요동반도와 만주, 연해주를 무대로 한 우리 고대사를 중국 역사에 편입시키려는 동북공정의 하나라는 게 학계의 지적이다.
문화전파망 등 중국 언론은 퉁밍캉(童明康) 중국 국가문물국 부국장이 5일 베이징(北京) 인근의 만리장성 요새 쥐융관(居庸關)에서 "국가 공식조사에서 만리장성의 길이가 2만1,196.18㎞로 확인됐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2007년 2월 만리장성 조사에 착수한 중국은 이날 최종적으로 15개 성(省)ㆍ구(區)ㆍ시(市)에 걸쳐 403개 현에 만리장성이 분포해있다고 발표하면서 담장, 참호, 요새 등 모두 4만3,721곳의 만리장성 유적을 확정했다.
퉁 국장은 만리장성이 서부 신장위구르자치구에서 시작, 칭하이(靑海)성 간쑤(甘肅)성 닝샤(寧夏)후이주(回族)자치구 산시(陝西)성 허난(河南)성 산시(山西)성 네이멍구(內蒙古)자치구 허베이(河北)성 베이징시 톈진(天津)시 산둥(山東)성 랴오닝(遼寧)성 지린성을 거쳐 동쪽 끝 헤이룽장성에서도 발견됐다고 강조했다. 만리장성의 동쪽 끝은 허베이성 산하이관(山海關)이라는 게 통설이지만 중국은 2009년 이를 랴오닝성 후산(虎山)으로 옮긴 데 이어 이번엔 헤이룽장성까지 확대했다.
한국 학계에서는 중국이 발견했다는 만리장성 유적이 기존 개념과 다른 명나라나 청나라 심지어 고구려 유적이라고 지적했다. 동북아역사재단의 관계자는 "각 왕조가 만든 성을 억지로 이어 장성이라고 한 것"이라며 "명백한 역사왜곡"이라고 비판했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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