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동력을 이용한 비행기가 유럽과 아프리카 대륙간 비행에 성공했다. 스위스열기구 탐험가이자 정신과 의사인 베르트랑 피카르(54)는 솔라 임펄스라는 태양광 비행기로 5일 오전 5시 22분(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국제공항을 출발해 지브롤터 해협을 횡단, 오후 11시 30분 모로코 라바트살레공항에 착륙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이날 밤 라바트살레공항은 역사적 장면을 목격하기 위해 모인 비행기 조종사들과 모로코 정부 관리들로 북적였다. 피카르는 기체에서 내릴 당시 19시간에 가까운 비행 때문에 탈진 상태였지만 입가에 미소를 띠고 있었다. 그는 "(비행 중) 오른쪽엔 보름달이 있고 왼쪽엔 해가 뜨고 있었다"며 "하늘 위에서 무지개의 모든 색깔을 다 볼 수 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스위스 기술진이 제작한 솔라 임펄스는 길이 60m인 에어버스 A340과 비슷한 크기지만 무게는 일반 가족용 승용차 정도로 가볍다. 날개에는 1만2,000개의 태양광 전지가 부착돼 있어 4대의 전기모터를 움직인다. 이 비행기는 2010년 7월 최초로 야간비행을 포함한 26시간 연속 유인비행에 성공하고 같은 해 9월 스위스 국토 횡단비행도 마쳤다.
그러나 이번 대륙간 비행은 가장 어려운 도전이었다. 5,500m 고도에서 추위와 싸우며 시속 45㎞로 나는 것도 쉽지 않지만, 낮 동안 배터리를 충전해 밤새 비행하는 것 역시 위험한 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스페인의 강한 햇볕 때문에 배터리는 정오도 되기 전에 충전이 완료돼 비행기가 모로코 영공에 진입할 당시 95% 이상 충전된 상태였다.
피카르는 "연료도 없이 오직 태양광만을 이용해 불가능에 가까운 목표를 완수했다"며 "하늘에서 성공했다면 땅에서도 가능하다는 것을 사람들이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피카르는 2014년 솔라 임펄스로 최종 목표인 세계 일주 비행에 도전할 계획이다.
황수현기자 so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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