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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에 맞서" 중·러 밀착… 신냉전 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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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에 맞서" 중·러 밀착… 신냉전 구도?

입력
2012.06.05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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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복귀를 선언한 미국에 맞서 중국과 러시아가 손을 잡고 있다. 미국 대 중러의 신냉전 구도가 나타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5일 중국 베이징(北京)을 방문,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푸틴이 대통령 취임 후 해외를 국빈 방문한 것은 처음이다. 푸틴 대통령은 6일부터 이틀간 열리는 12차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도 참석한다. 그는 지난달 워싱턴 인근에서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주재한 주요8개국(G8) 정상회의에는 불참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중국공산당 기관지 런민(人民)일보 기고문을 통해 중국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싶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4,329자에 달하는 장문에서 "러시아는 번영하는 중국이 필요하고 중국도 성공하는 러시아가 절실하다"며 "양국간 협력은 공동의 발전과 국제사회의 공평하고 민주적인 원칙을 강화하려는 데 목적이 있는 것으로, 제3자를 겨냥한 게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어떤 국제문제도 양국의 참여와 국익을 고려하지 않은 채 논의될 순 없다"며 "안보와 금융 문제 등에서 양국은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더욱 발전시켜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중지성성'(衆志成城ㆍ많은 이가 뜻을 함께 하면 견고한 성곽을 이룬다)이란 중국 속담까지 인용하며 중국에 손을 내밀었다.

그렇지 않아도 리언 패네타 미 국방장관의 인도ㆍ베트남 순방 등 아시아 복귀 행보에 심기가 편치 않던 중국은 러시아의 구애에 반색하고 있다. 런민일보는 이날 칼럼에서 "푸틴 대통령의 방중은 양국의 미래 발전에서 중대한 전략적 의의를 가진다"며 "양국간 협력을 새 단계로 격상시켜야 할 것"이라고 맞장구를 쳤다.

중국은 이를 위해 SCO의 틀을 적극 활용한다는 복안이다. SCO는 중국과 러시아가 2001년 6월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등 4개국과 함께 설립한 정부간 기구로, 회원국간 신뢰구축과 지역안보 협의 등을 목적으로 한다. 푸틴 대통령은 SCO의 창설 멤버다. 양국은 이번 회의 기간 동안 17건의 각종 협약과 문서에 서명하기로 합의한 상태다.

중국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SCO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버금가는 군사동맹체로 발전할 가능성을 점치는 분석도 나온다. SCO 회원국 소속 병사 2,000여명은 8∼14일 타지키스탄에서 '평화의 사명 2012 훈련'을 실시한다.

정치ㆍ군사적 협력 외에 양국의 경제적 교류도 확대 일로이다. 2011년 양국간 무역은 835억달러(약 98조4,900억원)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러시아는 이를 2015년 1,000억달러, 2020년 2,000억달러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중국과 러시아가 연대해 미국의 아시아 복귀에 맞서는 형국이 조성된다면 동북아 정세가 급변할 가능성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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