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만수(사진) 산은금융지주 회장은 5일 “현재 세계경제 위기는 대공황보다 더 심각하다”며 “문제 해결이 너무 어려워 위기가 장기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 회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대공황 때는 제조업 펀더멘털(기초경제여건)에는 별 문제가 없었는데, 지금은 펀더멘털과 구조적인 글로벌 불균형이 문제라 경제가 10년 이상 어려울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2008년 리먼브러더스 파산 이후 각국 정부가 한 것이라곤 민간부채를 정부부채로 바꿔놓은 것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특히 그는 구조적 불균형 문제를 심각하게 거론했다. 강 회장은 “이솝 우화로 비유하면 미국과 영국 남유럽은 베짱이처럼 놀고 먹고, 독일과 중국 일본은 개미처럼 일만 한다”며 “이로 인해 발생하는 글로벌 불균형이 위기의 본질”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은 대출 등으로 미래 소득까지 앞당겨 쓰는 외상소득경제, 남유럽 국가들은 일을 하지 않고 정부재정이나 복지에 의존하는 불로소득경제, 일본은 엄청난 정부부채로 미래 재정을 앞당겨 쓰는 외상재정경제라는 게 강 회장의 비유다. 그는 “이런 문제는 2008년부터 예견됐다”며 “미국 등 선진국들의 혁신 없이는 돌파구를 찾기 힘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강 회장은 또 “우리 경제는 올해 상저하고(上低下高)가 아닌 점저(漸低)의 상태가 계속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그나마 우리 경제가 현 상황에서 가장 역동적이고 상대적으로 어려움이 덜한 측면이 있지만, 현재 위기가 구조적인 문제여서 단순하게 해결될 사안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고찬유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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