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원 A씨는 4일 오전 새로 발급받은 우리카드를 등록하려고 자동응답시스템(ARS)으로 몇 번을 시도했으나 결국 실패했다. 10분 이상 기다려 간신히 상담원과 연결됐지만, 비밀번호 입력 단계에서 오류 메시지가 떴다. 상담원은 "카드 전산시스템은 물론 인터넷 홈페이지에도 장애가 있어 신규카드 등록이 어려우니 직접 은행을 찾아가라"고 말했다.
우리은행 신(新)카드시스템이 도입 일주일이 다 돼가도록 장애가 지속돼 고객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29일 310억원을 들여 새 카드 전산시스템을 도입했으나 첫날부터 장애가 발생했다. 우리은행 측은 "옛 시스템 대신 6,229건에 달하는 새 프로그램을 실행하는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제 시간 안에 고객의 요청 사항이 처리되지 않으면서 결제 자체가 취소되는 '타임아웃'이 일어났다는 것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첫 날을 제외하고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고 주장했지만, 이런 시스템 오류는 4일까지 반복됐다. 선결제, 즉시회수 등의 카드 업무가 정상 처리되지 않았고, 홈페이지도 다음 창이 넘어가지 않는 등의 장애를 보였다. 이 바람에 상담원을 찾는 전화가 쇄도해 이날 오후에만 3시간 넘도록 "상담전화가 많아 연결이 지연되고 있다"는 메시지가 흘러나왔다. 대기번호가 200번을 넘었고 최소 예상대기시간은 10분을 초과했다.
그런데도 우리은행 측은 상황 파악을 제대로 못한 채 모르쇠로 일관했다. A씨는 "콜센터에서는 '시스템 장애로 관련 업무가 지연되고 있다'고 안내하는데도, 우리은행 본점에선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사과조차 하지 않았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채지선기자 letmekno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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