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출신 대학생에게 막말 폭언을 해 물의를 빚은 민주통합당 임수경 의원이 4일 정식 기자회견을 갖고 재차 사과의 뜻을 밝혔다. 하지만 전날 발표한 사과문을 그대로 읽는데 그쳐 "재탕 사과에 진심이 담겨 있는지 의심스럽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등 폭언 파문이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임 의원은 이날 양재동 서울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 민주당 국회의원 워크숍에서 별도의 기자회견을 갖고 "저의 부적절한 언행으로 인해서 상처를 입은 모든 분들에게 죄송하다"고 밝혔다. 임 의원은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과 탈북자를 싸잡아 '변절자'라고 표현한 데 대해서도 "함께 학생운동과 통일운동을 했던 하 의원에게 한 것이지 탈북자에 대한 것은 아니었다"고 재차 해명했다. 그는 "평소에 저의 소신과 생각이 그렇지 않다"며 "북한 이탈 주민이 대한민국에서 잘 정착하고 안정적인 삶을 살기 바라는 마음은 진심"이라고 말했다. 임 의원은 전날 발표했던 사과문을 그대로 읽은 뒤 기자들로부터 별도의 질문을 받지 않고 회견장을 떠났다. 때문에 탈북자에 대해서도 '변절자'라고 표현한 부분을 둘러싼 논란이 전혀 해소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임 의원이 기자들의 질문을 받지 않은 것에 대해 당 관계자는 "원내대표의 지침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임 의원은 워크숍 중간에 일부 기자들과 만나 "변절자 발언은 탈북자들이나 백요셉씨가 아니라 하 의원에게 한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민주통합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임 의원의 폭언 파문과 관련해 "임 의원의 진심 어린 사과와 반성, 해명에 대해 당이 믿는 만큼 당이 조치할 것은 없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민주당 의원들이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실수를 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며 "공사석을 막론한 모든 언행에 조심을 해야 한다는 것을 환기시키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임 의원은 한국외대 불어학과 4학년이던 1989년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대표 자격으로 밀입북해 평양에서 열린 '세계청년학생축전'에 참석, 큰 사회적 파장을 낳았다. 그는 46일 간 북한에 머물다가 판문점을 통해 돌아온 뒤 3년 5개월 동안 수감 생활을 했다. 당시 전대협 의장으로 임씨를 북에 파견했던 임종석 전 민주당 사무총장은 4ㆍ11 총선 때 임 의원을 비례대표 후보로 추천했다.
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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