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공부하느라 진땀을 빼고 있는데 그래도 재미있네요."
올해로 개점 6주년을 맞은 김포공항아울렛의 양석호 회장(사진·67)은 요즘 향학열을 불태우고 있다. 의류에 대한 소재와 기능성부터 제조과정에 이르기까지 새롭게 배우는 것이 많다. 그는 "패션의 빠른 트렌드를 읽고, 질 좋은 제품을 보는 눈을 가져야 아울렛 사업도 성공시킬 수 있다"며 서울대 패션산업 최고경영자과정을 수료한 뒤에도 여전히 수업을 듣고 있다. 양 회장의 이런 열정은 한 때 고사 위기에 몰렸던 김포공항 일대의 상권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사실 김포공항은 2001년부터 인천국제공항에 국제선을 넘겨주면서 침체기를 겪었다. 윤 회장은 빠져나간 국제선 1청사 일대 약 3만9,700㎡(1만2,000평)에 패션 뷰티 전자 등 국내 200여개의 브랜드들을 집결시켜, '죽어가던 땅'을 새롭게 되살렸다. 그 결과 2010년 1,500억원, 2011년 1,68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올해 2,000억원의 매출을 바라보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지하철 5호선 발산역에 이랜드그룹의 NC백화점 강서점과 롯데몰 김포공항점이 차례로 들어오면서 김포공항 아울렛의 위상이 흔들리는 듯했다.
양 회장은 그러나 위기는 오히려 또다른 기회라고 판단했다."유통업계 선두주자들이 모이면 오히려 쇼핑객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기존 업체에게도 자극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 것. 실제로 이렇다 할 쇼핑몰이 없던 서울 서남권에 매머드급 쇼핑센터들이 들어서면서 덩달아 김포공항아울렛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하지만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아울렛과 백화점이라는 업태 차이는 있지만 고객의 이탈은 어느 정도 막을 수 없기 때문. 이에 따라 김포공항아울렛은 대대적인 변신을 준비 중이다. 1층과 2층의 패션매장 위주로 꾸렸던 사업은 올해부터 3층에 패밀리 레스토랑과 함께 아동복과 아웃도어 등 20여개 브랜드를 더 추가할 계획이다. 30~40대 주부 고객들에게 어필하기 위한 전략이다. 하반기에는 3층 전 매장을 LED 조명으로 교체하는 작업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지난 달에는'온라인몰' 사업에도 진출했다. 시범적으로 15개 브랜드로 시작했고, 7월까지는 60여개 브랜드가 온라인몰에 입점할 예정이다. 회사 내에 사진 스튜디오도 마련해 적극 홍보하고 있다.
양 회장은 이에 그치지 않고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지난해 4월 인천공항 인근에 김포공항아울렛 계양점을 오픈했는데, 작년 대비 매출이 25% 신장했다. 내부에선 첫 해 실적으로는 좋다고 평가한다. 양 회장은 계양점에 이어 서울 도심에 2개의 아울렛을 추가로 오픈할 계획이다.
양 회장은 "롯데와 신세계, 현대백화점 등 대기업들이 요즘 서울 외곽지대로 진출해 아울렛사업에 뛰어 들고 있다"며 "그러나 우리는 반대로 서울 도심으로 들어가 고객들이 시간과 돈을 절약할 수 있는 아울렛을 만들어 승부를 걸 계획"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강은영기자 kis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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