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귀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아이들입니다. 어린이가 불행하면 어른들 책임이지요. 손주만 다섯인데 이 아이들이 행복한 나라를 만드는 게 소망입니다.”
환경재단이 만든 ‘어린이 환경센터’초대 이사장에 이수성(73) 전 국무총리가 4일 선임됐다. 그는 “학업 스트레스와 왕따, 학교 폭력 등으로 우울한 어린이들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런 일성은 환경센터의 모토이기도 하다.
그는 이날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어린이 환경센터 창립식에 앞서 한국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자신이 생각하는 ‘어린이 환경론’을 비교적 솔직하게 설명했다.
이 이사장은 “어린이들에게 가장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는 게 기성세대의 최대 의무라고 판단해 이 일을 맡게됐다”고 말했다. 개인적으로는 20여년 만에 그동안 꿈꿔 왔던 일을 하게 됐다고 했다. 1988년 서울대 법대 학장 임기를 끝내고 당시 정해창 법무장관에게 “소년원 원장을 맡고 싶다”고 요청한 적이 있었다. “청소년들이 범죄환경에 물드는 게 너무 마음이 아팠어요. 그 아이들에게도 행복한 환경을 만들어주고 싶었는데 여의치 않았습니다.” 1997년 주위에서 대통령 선거에 나가라고 권유했을 때 떠올렸던 케이프레이즈도 ‘어린이가 행복한 나라’였다.
그는 “땅 덩어리가 넓은 나라, 군인이 많은 나라가 잘 사는 나라가 아니고 어린이가 행복한 나라가 최고”라며 “이런 나라를 함께 만들기 위해 어린이 환경센터가 출범했으며, (어린이가 행복한 나라는)우리 사회 전체의 국민운동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어린이 환경센터는 앞으로 체험 학습 공간을 제공할 ‘자연과 노는 학교’를 통해 아이들이 자연에서 마음껏 뛰놀 수 있는 기반을 다져나가는데 운영의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자연과 노는 학교’는 김용택 시인이 작명했는데, 설치 장소는 미정이다. 어린이 환경 관련 정책 연구도 하게 된다.
이 이사장은 어린이 환경센터가 빠르게 자리를 잡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놀 줄 알아야 살 줄도 압니다. 생명을 가진 자연과 노는 일은 세상을 살아가는 힘을 길러주지요. 어린이 환경센터는 어린이들에게 ‘행복의 맛’을 보여주고 키워주는 곳이 될 겁니다.”
권영은기자 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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