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조사에 따르면 해외 소재 한국 문화재는 20여개국에 14만점, 그 가운데 3만8,000여점이 미국에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이 5일부터 '미국, 한국미술을 만나다'는 주제로 미국 박물관이 소장한 한국미술품을 소개하는 특별 전시회를 연다.
외국의 박물관 중 한국실이나 한국 코너를 갖춘 곳은 22개국 67개. 미국에는 30개가 있다. 그중 대표적인 9개 박물관의 한국미술품 86점을 8월 5일까지 전시한다. 청자와 백자, 고려 불화, 가야 토기, 나전칠기 공예품, 통일신라의 금동불상, 조선시대 산수화와 초상화 등이다.
미국 박물관에 들어간 한국미술품 1호는 1892년 보스턴미술관이 일본미술품 수집가 에드워드 모스에게서 구입한 13세기 고려청자 매병이다. 당시 미국 수집가들은 일본미술에 열광해서 중국이나 조선 미술품을 일본 것인 줄 알고 사는 예가 많았다. 메트로폴리탄미술관이 1910년 구입한 '아미타불과 지장보살 그림' 은 내내 중국 것으로 알려졌다가 1970년대에 와서야 고려불화로 밝혀졌다.
한국실이 처음 생긴 곳은 1927년 호놀룰루미술관이다. 한국미술 전담 부서는 1989년 샌프란시스코 아시아미술관에 처음 생겼다. 이 미술관은 국제올림픽위원장을 지낸 기업가 에버리 브런디지가 수집해서 기증한 것들로 세워졌고, 한국실도 브런디지 컬렉션으로 출발했다. 그가 모은 중국과 일본 미술품은 수 천 점이고 한국 미술품은 그보다 훨씬 적은 250여 점뿐이지만, 이를 계기로 미국 여러 박물관이 차례로 한국실을 설치했다. 2013년에는 미국 내 31번째 한국실이 클리블랜드 미술관에 문을 연다.
오미환 선임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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