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김재우 이사장이 4일 방송통신위원회에 출석해 "파업 사태에 관여하는 데 법적, 현실적 한계가 있다"며 사실상 개입할 의사가 없다는 뜻을 밝혀 비판이 일고 있다. 넉 달을 넘긴 MBC 파업은 김재철 MBC 사장의 배임ㆍ횡령 의혹에 관한 노조의 잇따른 폭로와 사측의 무더기 징계 등 갈수록 극한 대립으로 치닫고 있으나, 방문진은 '불법 정치 파업'이란 사측 주장을 옹호하며 모르쇠로 일관해왔다.
방통위 상임위원들은 이날 비공개로 열린 회의에서 방문진이 나서 제3자 중재와 노사 당사자 협상 권고 등의 방안을 찾아볼 것을 당부했으나, 김 이사장은 "이사들과 진지하게 논의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양문석 위원은 이후 브리핑을 통해 "지난 4개월간 파업과 관련해 김 이사장이 한 일은 3월에 MBC 감사를 불러 (김 사장의 법인카드 유용과 관련) 진상조사를 지시한 것뿐"이며 "그나마도 감사 결과를 방문진 임기가 끝나는 7월 31일까지 받기로 하는 등 시간만 끌고 있다"고 질타했다. 양 위원은 방문진이 김 사장의 J씨 밀어주기 의혹에 눈을 감고 있는 것도 지적하며 조만간 공개소환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MBC는 노조 집행부 등에 대한 해고 조치에 이어 1일 파업에 주도적으로 참여한 기자와 PD 등 35명을 대기발령 하는 등 강경책을 고수하고 있다. MBC 노조는 김 사장이 청주MBC 사장 재직 시절 비자금 조성을 목적으로 차명계좌의 개설을 지시했다는 의혹을 추가로 공개하며 김 사장의 퇴진을 주장했다.
채지은기자 c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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