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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대불황 공포/ "어느 정도 예견한 충격… 대응 가능 진짜 충격 대비 외환 유동성 확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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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대불황 공포/ "어느 정도 예견한 충격… 대응 가능 진짜 충격 대비 외환 유동성 확보를"

입력
2012.06.04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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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닉 양상을 보이는 국내 금융시장과 달리 거시경제 전문가들은 최근의 불안사태를 ‘어느 정도 예견했던 일’로 바라봤다. 이번 사태가 당장 큰 위기로 번질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다. 다만, 아직 닥치지 않은 ‘진짜 충격’이 언제 올 지 모른다는 점에는 우려를 같이 했다. 하반기 경제 회복의 기대감도 크게 낮아지는 분위기다.

한국일보가 4일 실시한 긴급 설문조사에서 국내 거시경제 전문가들은 유럽에 이어 미국과 중국, 브라질 등으로 번지는 경기 둔화 조짐이 올해 국내 경제전망에 하향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측했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부문장은 “4월 이후 누적된 금융시장 충격과 미국, 브라질인도 같은 신흥국의 경기하락 요인 등을 감안해 기존 3.4% 성장 전망을 다소 낮출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종우 솔로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도 “기대했던 미국의 경기 지지력이 더 약해졌다”며 추가 하향에 동의했다. 다만,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실장은 “6월까지의 일시적 충격은 기존 전망에서 감안된 시나리오 안에 있다고 봐야 한다”며 “아직 전망을 수정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최근 불안사태가 본격적인 위기로 번질 지에 대해선 회의적인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그리스, 스페인이 연달아 무너지는 파국을 맞으면 모두가 공멸한다는 위기감이 높은 만큼 각국이 어떻게든 대응에 나설 것이라는 믿음이 컸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거시경제실장은 “만약 그리스가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선언해도 더 이상의 확산은 없다는 공감대가 있어야 최소한의 파국 상황도 용인될 텐데, 지금은 누구도 그런 사태를 맞을 준비가 안 돼 있어 기필코 막으려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반기 국내 경제가 상반기보다 나아질 것이라는 ‘상저하고(上低下高)’ 기대는 사실상 무색해진 상태다. “하반기를 ‘고(高)’라고 표현하기 어려울 것”(권순우 실장), “회복의 강도가 매우 약할 것”(임희정 실장) 등의 반응이 다수였다. 다만, 강동수 한국개발연구원(KDI) 거시금융정책연구부장은 “작년 하반기 때보다는 지금 상황이 나은 편”이라며 “중국이 올해 말 지도부 교체 후 본격 경기부양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 우리 경제도 아주 비관적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정부가 내놓는 경기부양 차원의 미시 대책(일명 ‘스몰볼’ 대책)에 대해선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견해가 많았다. 경기에 영향이 큰 금리인하 정책을 쓰기도, 대규모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기도 어려워 운신의 폭이 좁다는 것이다. 이종우 센터장은 “정부가 큰 대책을 내놓는다고 먹힐 상황도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해외 동향을 주시하며 진짜 충격이 닥칠 때를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매번 위기 때마다 제1 불안요소로 꼽히는 외환 부분의 유동성과 건전성 확보가 우선 과제로 꼽혔다. 내수를 살릴 정부의 소비활성화 대책이나 오랫동안 묶어놓은 공공요금 현실화도 향후 더 큰 부작용을 방지하는 차원에서 오히려 결단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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