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8일 경찰청과 해양경찰청 지휘부 관계자 50명이 함께 청와대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오찬을 하기로 해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3일 경찰과 해경 등에 따르면 이날 청와대 초청 오찬에는 경찰 쪽에서는 지난달 취임한 김기용 경찰청장을 비롯한 경찰청 지휘부와 지방 경찰청장 등 38명이, 해경 쪽에서는 역시 지난달 취임한 이강덕 해경청장을 비롯한 해경 지휘부와 3개 지방청장(제주해양청장 제외) 등 12명이 자리를 함께 할 예정이다.
경찰청 고위 관계자는 "2003년 6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전국 경찰서장과 해양경찰서장 등을 불러 특강과 오찬을 한 적은 있지만 지휘부만 따로 불러 함께 자리를 한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이 과거 경찰청, 해양경찰청 지휘부를 함께 청와대로 부른 적이 없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이유가 있다. 1996년 정부 조직 개편과 함께 해양경찰청은 당시 내무부(현 행정안전부) 경찰청 소속에서 해양수산부(현 국토해양부) 소속으로 바뀌며 독립했다. 그 이후 경찰과 해경 관계는 '가깝고도 먼' 사이가 됐다. 특히 별도 조직이 된 이후 해양청장은 8대 권동옥 청장만 해경 출신일 뿐 강희락(9대), 이길범(10대), 모강인(11대) 그리고 현 이강덕(12대) 청장까지 모두 경찰 출신이 맡으면서 해경 내에서 불만이 적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청와대가 전례 없는 경찰ㆍ해경 지휘부 합동 오찬을 마련했으니 이강덕 해경청장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한 차원이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이 청장은 이명박 정부 초기부터 경찰 내 대표적 '영포라인 출신 최측근'으로 불린 인사. 가장 유력한 경찰청장 후보까지 거론됐지만 민간인 불법 사찰 당시 청와대 공직기강팀장을 맡은 전력 등 여러 이유로 경찰청장 자리에 오르지 못했다.
전직 경찰 고위 관계자는 "이 대통령으로서는 이 청장을 안타까워했을 법도 하다"라며 "이 청장 개인은 물론 해경 전체가 의미 있는 자리로 여길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청 고위 관계자는 "두 조직의 수장이 최근 바뀌어 격려 차원에서 자리를 마련한 것으로 안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김지은기자 luna@hk.co.kr
이환직기자 slamh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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