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2020년까지 전체 해군 군함 가운데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배치되는 함정을 현재의 50%에서 60%로 늘리기로 했다. 미 항공모함 6척이 아태지역에서 상시 작전을 수행하고 군함 30척 가량이 이 지역에 추가 파견될 전망이다. 리언 패네타 미 국방장관이 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11차 아시아연례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 기조연설에서 이 같은 내용의 신국방전략을 발표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1월 미국의 전략적 중심축을 아태지역으로 이동시킨 새 국방전략을 공개한 이후 구체적 내용이 공개된 것은 처음이다.
미국의 아태지역 해군력 증강은 냉전 이후 경제ㆍ군사적 강국으로 부상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미국의 조치에 맞서 중국은 해양 진출을 강화하고 있어 남중국해를 비롯, 태평양에서 미중 대립이 본격화할 것으로 우려된다.
패네타 장관은 이날 연설에서 "2020년까지 해군력의 대서양과 아태지역 배치 비중을 현재의 50대 50에서 40대 60으로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향후 300척으로 증가할 해군 군함 가운데 6척의 항공모함과 순양함, 구축함, 잠수함, 연안전투함 등 180척 가량이 아태지역에 파견된다. 패네타 장관은 "미국은 태평양 국가이며 이 지역에 계속 관여할 것"이라며 "국방비 감축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아태지역 중시 전략에 차질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 봉쇄 문제와 관련해 "미국의 아태지역 개입 및 관계 강화와 중국의 발전 및 성장은 완벽하게 양립한다"며 "중국은 아태지역에서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규칙을 존중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패네타 장관은 "한미동맹이 미일동맹과 함께 아태지역 안보의 핵심"이라며 "미국 지상군의 감축에도 불구, 향후 5년간 상당한 규모의 주한미군 주둔이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워싱턴=이태규특파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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