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세 미만 영아를 제대로 돌보지 않고 방치하거나 영아에게 폭력 등을 가하는 20,30대 부모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가 3일 발표한 '2011년 전국아동학대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학대를 당한 0~2세 영아는 708명으로 4년 전인 2007년(362명)보다 2배 가까이 증가했다. 특히 영아 학대 행위자의 연령은 30대(41.2%)와 20대(28.5%)가 압도적으로 많고 여성(66.7%)이 남성(32.3%)보다 두 배 넘게 많았다. 또 학대 행위자가 대부분 부모(86.5%)인 것으로 나타나 젊은 어머니가 육아 스트레스로 인해 영아를 학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 보고서는 지난해 전국 아동보호 전문기관에 아동학대로 신고된 1만1,466건 중 아동학대로 판정된 6,058건을 분석한 것이다.
학대 유형으로는 먹을 것을 제대로 주지 않거나 아이를 지저분한 환경에 방치하는 방임(48.1%)이 절반에 가까웠고 정서학대(27.9%) 신체학대(17.2) 유기(6.0%) 순으로 많았다. 장화정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 관장은 "일반적인 학대 사례에서는 대부분 아버지가 학대를 가하는데 반해 영아의 경우 어머니가 많은 것은 한부모 가정의 어머니나 아동 양육을 주로 담당하는 어머니의 육아 스트레스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0~17세 전체 아동에 대한 학대는 주로 한부모 가정에서 발생했다. 학대 피해 아동의 가족유형은 한부모 가정(44%)이 가장 많고 친부모 가정(32.8%), 재혼 가정(7.3%) 순이었다. 전체 가족 유형 중 한부모 가족이 차지하는 비중이 8.7%임에 비춰보면 한부모 가정의 아동 학대 발생 비율이 매우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한부모 가정 중에서도 부자(父子) 가정의 학대 비율이 25.7%로 가장 높았다. 모자(母子) 가정의 학대 비율은 15.3%, 미혼부(모) 가정은 3%였다.
아동 학대 가해자는 부모(83.2%)가 가장 많았고, 학대 피해 아동의 연령은 10~12세(23.8%), 13~15세(21.7%), 7~9세(18.3%) 순이었다. 학대 유형은 여러 가지를 함께 가하는 중복 학대(43.3%)가 가장 많았고 방임(29.4%) 정서학대(15%) 신체학대(7.7%)가 뒤를 이었다. 또 전체 신고 사례 중 9.3%가 재학대이며 이 중 절반 가까이(43.9%)가 2년 내 재학대가 생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보건복지부는 예비부모 및 영유아 부모를 대상으로 하는 '찾아가는 권역별 양육ㆍ교육법 순회 교육'을 강화하고 아동 학대자의 취업 제한 등 아동 관련 법령을 제ㆍ개정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법무부는 학대 행위자에 대한 처벌 및 보호절차에 대한 '아동학대 사건처리 절차에 관한 특례법'(가칭) 제정도 추진하고 있다.
남보라기자 rarar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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