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수녀들이 바티칸 교황청에 공식적으로 불만을 제기했다. 2일 허핑턴포스트에 따르면 수녀들은 자신들의 적극적인 사회활동 참여를 비난하는 보고서를 작성한 교황청을 상대로 집단행동을 시작했다.
미국 전체 수녀의 80%인 5만7,000여명이 속한 여성종교리더십콘퍼런스(LCWR)는 1일 성명을 내고 자신들을 비판한 교황청 조사보고서는 투명성이 매우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교황청은 4월 "LCWR이 낙태와 같은 이슈에 대해 자기 주장을 펼치면서 교리는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 채 가톨릭 신앙과 양립할 수 없는 급진적 여권 신장 주장만 홍보했다"며 LCWR의 전면적인 점검을 시애틀교구 등에 명령했다.
그러나 LCWR은 1일 성명에서 "교황청의 평가는 근거가 없으므로 우리를 처벌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주장했다. 또 로마 교황청의 신앙교리성에 12일 이 문제를 제기해 다시 시비를 가릴 것이라고 밝혔다.
LCWR은 그 동안 동성애 결혼에서부터 보수적인 교회문화 등 다양한 이슈에 개방적인 목소리를 냈다. 일부 수녀는 피임 문제에 대해 가톨릭 교회가 완화된 입장을 내놓을 것을 공개적으로 촉구했으며 여성도 사제로 임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수녀들뿐 아니라 상당수 시민도 교황청의 LCWR 비난 보고서를 못마땅해 하면서 미국 내 교황청의 입지를 더욱 좁히고 있다. 지난 수주간 보스턴, 시카고, 로스앤젤레스 등 주요 도시 교회 밖에서 LCWR 지지 집회가 열렸다. 교황청에 LCWR의 전면적인 점검을 철회하라는 온라인 청원에도 5만명 이상이 서명했다.
이태무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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