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정치 타임아웃" 백악관에서 부시 前대통령 초상화 헌정식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정치 타임아웃" 백악관에서 부시 前대통령 초상화 헌정식

입력
2012.06.01 17:34
0 0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부부 초상화 헌정식이 열린 5월 31일 미국 백악관 이스트룸. 부시 부부와 버락 오바마 대통령 부부 그리고 참모들이 한꺼번에 모인 이 자리에서는 농담과 찬사가 오가며 1시간 이상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미국 언론은 이 초당적 행사를 '정치의 타임아웃'이라 부르며 화합의 시간으로 평가했다. 백악관의 전통 행사인 전직 대통령 부부 초상화 헌정식이 열린 것은 2004년 빌 클린턴 부부에 이어 8년 만이다. 부시 부부와 두 딸, 아버지 조지 H 부시 전 대통령 부부, 그리고 콜린 파월 전 국무장관, 도널드 럼스펠드 전 국방장관 등 부시의 사람들이 대거 참석했다. 반 오바마 슈퍼정치위원회(슈퍼팩)를 이끄는 부시의 정치참모 칼 로브도 이날은 조 바이든 부통령과 반갑게 환담했다.

부시와 함께 기립박수를 받으며 입장한 오바마 대통령이 먼저 환영 인사말을 했다. 그는 8년간 살던 백악관을 찾은 부시 부부를 환영하고, 취임 초기 부시가 보여준 협조에 감사를 표했다. 5개월 뒤 대선을 치르는 오바마는 정치에 대한 언급을 자제했고 부시를 '조지'라고 세 번이나 부르며 친근함을 나타냈다. 그는 "우리가 정치적 차이가 있겠지만 대통령이란 지위는 그런 차이를 초월한다"고 말했다. 오바마는 "지난해 알카에다 우두머리 오사마 빈 라덴 사살 이후 외부 인사로는 처음 부시에게 그 사실을 전화로 알렸다"며 "두 정부가 오랜 기간 함께 일한 덕분에 작전이 성공했다"고 부시에게 공을 돌리기까지 했다. 스포츠광답게 오바마가 "부시가 아주 훌륭한 TV스포츠 패키지(시설)를 남겼다"며 "(지금도)그걸 이용하고 있다"고 말할 때는 폭소가 터져 나왔다.

시종 미소를 잃지 않은 부시는 초상화를 제막한 뒤 칼 로브 등 자신의 참모들을 향해 "얌전히 구세요"라고 한 뒤 "이런 소란스런 우리 친구들을 불러줘 고맙다"고 오바마에게 인사했다. 이어 "나에게 위대한 선물인 조건 없는 사랑을 나눠준 '넘버 41(아버지 부시)'에게 감사를 드린다"고 했다. 부시 역시 정치 얘기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그는 부인 로라를 소개하면서 "역대 대통령 부인 중 최고"라고 했다가 연단 앞 바버라 부시를 향해 "엄마 미안해, 엄마도 최고야"라며 익살스럽게 웃었다. 그는 "이제 당신(오바마)이 이 방을 서성이며 어려운 결정과 맞닥뜨릴 때 초상화를 응시하며 '조지는 어찌 했을까'라고 물을 것"이라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농담과 백악관의 감성적 기억들을 서로 나눈 전ㆍ현직 대통령은 조국애를 잊지 않았다. 오바마는 민주주의의 가장 위대한 강점 중 하나는 평화적인 권력 이양이라 했고 부시는 조국을 위한 오바마의 봉사에 찬사를 보냈다. 텍사스 출신 화가 존 하워드 샌덴이 그린 초상화의 이름은, 부시의 전기 제목 과 같다. 초상화에서 부시는 '결정의 순간들'을 함께 한 집무실 오벌 오피스의 책상 앞에 선 모습을 하고 있다. 부시 초상화는 아버지 부시 초상화 옆에 영구 전시된다.

워싱턴=이태규특파원 tg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