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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개님전' "주인집 말 잘듣고 살아야 쓴다" … 진돗개를 의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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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개님전' "주인집 말 잘듣고 살아야 쓴다" … 진돗개를 의인화

입력
2012.06.01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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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님전/박상률 지음ㆍ시공사 발행ㆍ176쪽ㆍ9,000원

"으짜든지 주인집 눈 밖에 나지 않게 잘하고 살아야 쓴다." "알았은께 걱정하지 마시란께!"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가 오고 간다. 어미와 자식이 서로의 안부를 걱정하며 나누는 대화이기에 더 살갑게 들린다. 전라도 여느 집안에서나 들을 수 있을 만한 사투리 대화인데, <개님전> 속 위 대화의 주체는 진돗개다. 어미 품을 떠나 다른 집으로 팔려간 자식 노랑이와 그의 어미 황구가 우연히 길가에서 마주친 뒤 주고 받는 대화 중 일부다.

<개님전> 은 개를 의인화한 소설인데, 여타의 비슷한 설정으로 출발한 소설과는 사뭇 다르다. 그들의 주인들처럼 사투리를 사용하며 생활하는 개들이 등장하고 사람들 못지 않은 개들의 사려 깊은 마음 씀씀이가 가슴을 울린다. 뿔뿔이 흩어져 사는 개들의 가족애와 사람들과의 우정 등이 겹쳐지면서 소설은 삶의 진정한 의미가 무엇인지 생각하게 한다.

대사들은 판소리 아니리조 사설체 형식을 차용했다. '개님'이라는 제목의 표현에서 알 수 있듯 전남 진도를 배경으로 사람처럼 개들을 바라보고 그들의 행동을 적극적으로 의인화하다 보니 어쩌면 당연한 선택일지 모르겠다(소설 속엔 주인 할아버지의 장례식을 치르며 개들에게 상복을 입히는 장면도 등장한다). 진도 출생으로 시인, 소설가, 동화작가, 극작가 등으로 활동하고 있는 박상률의 신작이다.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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