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득점 기계' 케빈 듀런트(24∙206㎝)는 오클라호마시티 썬더를 미국프로농구(NBA) 신흥 강호로 만들었다.
듀런트는 2007년 신인드래프트에서 전체 2순위로 시애틀 슈퍼소닉스(현 오클라호마시티) 유니폼을 입었다. 데뷔 첫 시즌부터 주전 포워드로 활약하며 평균 20.3점을 넣었다. 신인왕은 당연히 듀런트의 몫이었다. 1순위 그렉 오든(24∙213㎝)이 무릎 부상에 시달리며 포틀랜드에서 방출 당한 것과 대조적이다.
듀런트의 득점력은 2009~10시즌부터 발휘됐다. 82경기에서 평균 30.1점을 넣어 득점왕에 올랐다. 2010~11시즌에는 27.7점, 올 시즌은 28점으로 3시즌 연속 득점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이 기록은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1996~98) 이후 처음이다.
듀런트는 지난 시즌 팀을 서부콘퍼런스 결승에 올려놨다. 그러나 '독일 병정' 덕 노비츠키가 버티는 댈러스 매버릭스의 벽을 넘지 못했다. 어린 선수들이 주축이 된 탓에 큰 경기 경험이 부족했다.
듀런트는 지난 시즌의 실패를 거울 삼아 올 시즌 다시 정상 도전에 나섰다. 팀 동료인 포인트가드 러셀 웨스트브룩과 '블록왕' 서지 이바카의 기량이 늘었고, 듀런트의 득점 본능은 여전했다. 오클라호마시티는 47승19패로 서부콘퍼런스 2위를 차지해 듀런트 입단 이후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플레이오프 들어 지난 시즌 패배를 댈러스에 설욕한 데 이어 LA 레이커스마저 따돌리고 2년 연속 콘퍼런스 결승에 올랐다. 그러나 NBA 정상을 향한 길은 쉽지 않았다. 샌안토니오 스퍼스에 1, 2차전을 모두 내줬다.
위기의 순간 믿을 건 역시 듀런트였다. 듀런트는 1일(한국시간) 미국 오클라호마시티 체서피크 에너지 아레나에서 열린 2011~12 NBA 서부콘퍼런스 결승(7전4선승제) 샌안토니오와의 3차전에서 양 팀 통틀어 최다 득점인 22점(6리바운드 5어시스트)을 올리며 팀의 102-82, 20점 차 완승을 이끌었다. 이로써 2패 뒤 반격의 첫 승을 올렸다.
듀런트는 1, 2차전에서도 27점과 31점을 넣으며 주포 역할을 했지만 동료의 지원 사격이 부족했다. 그러나 이날만큼은 달랐다. 타포 세포로사가 3점슛 4개를 포함해 19점을 보탰고, '올해의 식스맨' 제임스 하든도 15점을 기록했다.
듀런트는 "3차전까지 진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 1승2패를 만들어 다행"이라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반면 샌안토니오는 연승 행진이 '20'에서 멈췄다. 5블록슛을 추가한 팀 던컨은 NBA 플레이오프 통산 477블록슛으로 신기록을 작성했지만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종전 기록은 카림 압둘자바가 갖고 있던 476블록슛이다.
양 팀의 4차전은 3일 같은 장소에서 계속된다.
동부콘퍼런스 결승에서는 1일 현재 '빅 2' 르브론 제임스와 드웨인 웨이드를 앞세운 마이애미 히트가 보스턴 셀틱스에 2승으로 앞서 있다.
김지섭기자 onio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