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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훌라 학살의 주범은? "운동화 착용… 정규군 아닌 민병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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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훌라 학살의 주범은? "운동화 착용… 정규군 아닌 민병대"

입력
2012.05.31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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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훌라 학살'의 진실은 무엇일까. 국제사회는 휴전 와중에 어린이 49명을 포함, 108명의 민간인을 살육한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의 잔혹성을 규탄했다. 하지만 시리아 정부는 이번 참사가 정부군이 아닌 무장 테러단체의 소행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31일 훌라의 민간인을 습격한 주범을 샤비하 민병대로 단정했다. WP가 샤비하 소행설을 주장하는 근거는 살상을 자행한 폭도들이 하나같이 흰색 운동화를 착용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군복을 입었지만 군화가 아닌 운동화를 신은 모습이 시리아 정규군의 복장과 다르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아사드 정부가 책임 소재에서 자유로운 것은 아니다. 샤비하는 시리아의 지배계급이자 시아파 소수 종족인 알라위트파를 추종하는 무리다. 이들은 1990년대 아사드의 아버지 하페즈 알아사드의 암묵적 비호 아래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샤비하는 당초 알라위트파의 뿌리인 북부 라카티아를 근거지로 마약 및 외환 밀거래를 일삼는 조직 폭력배에 가까웠으나 약탈과 횡포가 극에 달하면서 하페즈 정부조차 행동을 제어할 정도였다.

샤비하는 지난해 3월 점화한 시리아의 반정부 시위와 함께 다시 진가를 드러냈다. 중동국제전략연구소의 에밀 호카옘 선임연구원은 "지방 통제력이 약했던 시리아 정부가 정규군 대신 샤비하를 동원해 반정부 세력을 응징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시리아 반정부 시위 사태가 종파 간 내전으로 발전한 배경에도 샤비하가 자리잡고 있다고 지적한다. 국제인권단체 아바즈의 활동가 위삼 타리프는 "수니파가 다수인 홈스에서도 샤비하와 유사한 무장단체가 조직되면서 보복의 악순환이 시작됐다"며 "훌라 학살은 친ㆍ반 민병대가 정치적 정당성을 선점하기 위해 벌인 가장 극단적 형태의 반인륜적 범죄"라고 분석했다.

한편 미국은 시리아에 대한 비 군사적 제재를 지속할 방침임을 분명히 했다. 미 재무부는 30일 시리아 국제이슬람은행(SIIB)을 금융제재 대상 목록에 올린 데 이어 데이비드 코언 재무부 테러ㆍ금융정보담당 차관을 러시아로 급파해 시리아 제재에 미온적인 러시아 정부를 설득하기로 했다. 코언 차관은 "러시아는 시리아 정부와 금융문제로 얽혀있어 미국과 접근법에서 차이가 있다"면서도 "가까운 시일 내에 러시아를 찾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귀도 베스터벨레 독일 외무장관도 이날 "현재로선 시리아에 대한 군사적 옵션은 시기상조"라고 말해 국제사회의 군사 개입이 현실화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김이삭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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