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아산시 소재 아름다운CC가 자금난으로 증설 사업을 중단하면서 일대 임야 곳곳이 파헤쳐진 채 방치되고 있다. 인근 주민들은 장마철을 앞두고 산사태 등 재해 우려가 크다며 불안에 떨고 있다. 이 골프장은 고객예금을 불법 인출한 뒤 중국으로 밀항을 시도하다 검거된 미래저축은행 김찬경 회장의 소유로 알려져 있다.
31일 아산시에 따르면 아름다운CC(18홀)가 9홀을 증설하는데 필요한 산지복구비 등 행정처리 비용을 납부하지 않자 도시계획시설 인가를 21일 취소했다. 아름다운CC는 행정이행금 70억원 가운데 대체산림자원 조성비 등 3억1,256만원만 납부했다. 아름다운CC는 지난 4월 20일 이행금 납기를 넘기고 아산시의 실시계획 인가 취소 청문에 출석, 미납금을 5월 21일까지 전액 납부하거나 보증보험 증권을 제출하기로 약속했다. 그러나 미래저축은행의 영업중단으로 다시 납기를 넘겨 사업인가가 취소됐다.
이에 따라 아산시는 본격적인 장마철을 앞두고 이미 토목공사가 진행된 일부 허가구역에 대해 산림복구명령을 내렸다. 또한 6월 20일까지 복구설계서를 제출토록 했다. 하지만 골프장 측의 자금사정이 여의치 않아 정상적인 복구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골프장 측이 복구설계서를 제출한다 하더라도 장마철 이전에 복구이행이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다.
이 때문에 골프장 주변 주민들은 산사태 등 우려로 불안에 떨고 있다.
아름다운CC측이 토목공사를 벌여 놓은 면적은 약 8만∼9만㎡에 이른다. 벌목을 마치고 뿌리까지 파헤쳐 집중호우로 산사태가 발생할 경우 산 아래 민가를 덮쳐 대형사고로 이어질 위험을 안고 있다.
공사현장 인근 주민은 "시에서 아름다운CC측에 복구명령을 했다고 하지만 이행 여력이 없는 상황에서 복구를 제대로 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 주민은 "행정절차만 따지면서 계획서 제출기한을 한 달이나 주고, 그것도 언제 완료할 지 기약할 수 없는 이상한 행정"이라며 "비가 오기 전에 하루빨리 복구토록 행정력을 발휘해달라"고 하소연했다.
또 다른 주민은 "훼손임야 전 지역이 벌목으로 나무뿌리가 뽑혀나가 호우에 토사가 흘러내릴 가능성이 높다며 "복구완료 시점이 장마철이 지난 이후로 예상돼 비 소식만 들어도 밤잠을 설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아산시는 6월 20일까지 복구명령에 따른 설계서를 제출하도록 유도하고, 기한을 넘기면 시가 직접 복구에 나설 계획이다.
아산시 관계자는 "재해예방을 위해 복구기간을 최소화 할 계획"이라며 "골프장이 복구이행을 하지 않을 경우 이미 납부한 일부 이행금으로 복구공사를 시가 대집행 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준호기자 junho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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