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관절 하면 보통 무릎이나 고관절(엉덩관절) 수술을 떠올리게 마련이다. 손가락에도 인공관절을 넣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사고로 손가락 일부가 잘리거나 관절염 때문에 손가락이 심하게 변형되면 인공관절 수술을 고려해볼 수 있다.
손가락이 잘리면 보통 가장 먼저 하는 게 접합수술이다.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며 혈관이나 신경, 힘줄, 뼈 등을 일일이 이어 붙이려면 손가락 하나 접합하는데 대략 3시간이 걸린다. 그러나 절단된 부위를 성공적으로 붙였어도 손가락 기능이 원래대로 돌아오기는 쉽지 않다.
손 수술을 많이 하는 강남중앙병원의 여용범 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손가락의 두 마디 중 손바닥과 가까운 마디, 손가락과 손바닥을 연결하는 관절, 특히 이 둘 사이가 절단됐을 때는 손가락 기능이 원래보다 50% 이상 떨어져 접합수술을 하더라도 기능이 크게 회복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바로 이럴 때 인공관절을 넣어 기능을 재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 원장은 "실제로 새끼손가락이 잘려 우리 병원을 찾은 30세 남성은 접합수술로 손가락 기능을 20~30% 회복한 다음, 기존 손상된 뼈를 들어내고 그 자리에 손가락 인공관절을 넣어 70~80%까지 원래 기능을 되찾았다"고 덧붙였다.
외상 후 관절염이나 류마티스관절염이 심하면 손가락이 휘면서 관절 기능이 현저히 떨어진다. 이런 경우에도 손가락 인공관절을 이용하면 손가락을 본래 모양에 가깝게 되돌릴 수 있다.
무릎이나 고관절에 넣는 인공관절을 제작할 땐 몸무게를 안정적으로 지탱할 수 있느냐가 가장 중요한 요소다. 그러나 손가락 인공관절은 얼마나 섬세하게 움직일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여 원장은 "현재 쓰이는 손가락 인공관절 재질은 크게 실리콘과 탄소소재로 나뉜다"며 "실리콘은 가격이 저렴하고 탄소소재는 실리콘에 비해 기능 회복이 잘 된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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