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00만명이 쓰는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카톡)이 연내 공짜전화 서비스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거의 모든 국민이 쓰는 카톡에서 무료전화 서비스를 시작할 경우, 유무선 통신시장에 엄청난 파장을 몰고 올 전망이다. 그만큼 기존 업체들의 반발도 커 큰 논란이 예상된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카톡 운영사인 카카오의 김범수 이사회 의장은 전날 "보이스톡 서비스을 연내 국내에서 가능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보이스톡이란 카톡의 음성통화 서비스 이름이다.
이미 NHN의 라인, 다음커뮤니케이션의 마이피플 등 모바일 메신저에서 무료 음성통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아직은 이용자가 많지 않은 상황. 하지만 '국민 메신저'인 카톡이 시작할 경우 얘기는 달라진다. 한 모바일업체 관계자는 "스마트폰이 있는 사람이라면 다 카톡이 깔려 있다"면서 "만약 무료로 음성통화가 가능하다면 누가 굳이 휴대폰으로 유료전화를 쓰겠는가"라고 말했다.
카톡측은 지난 2월 일본에서 보이스톡을 처음 시작한 이후, 지난 25일부터는 카톡 서비스가 되는 200여개 국가 전체로 확대했는데 유일하게 우리나라만 제외시켰다.
카톡이 다른 나라에선 모두 시작한 무료음성 통화서비스를 국내에선 보류한 것은 기존 통신사들의 반발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통화품질이 완벽하지 않다는 점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망을 제공하는 통신사들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사들은 안 그래도 카톡 때문에 문자메시지가 감소, 수익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 여기에 만약 무료 음성통화까지 가능해진다면 이동통신사들은 심각한 수익악화가 예상된다. '다윗(카톡)이 세 골리앗(이동통신3사)에 큰 타격을 줄 수도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동통신사들은 무엇보다 카톡의 '무임승차'자체가 불만이다. 한 통신사 관계자는 "이동통신사들이 수천억원씩 투자해 통신망을 깔아 놓았는데 카톡 같은 무료 앱 때문에 데이터가 폭주해 속도가 느려지고 있다"면서 "무료 음성통화까지 시작하면 통신망의 트래픽이 커져 결국 다른 서비스가 느려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통신3사가 소속된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 관계자는"통신망에 들어가는 막대한 투자비용은 통신사들이 대고 이익은 카톡이 가져가는 무임승차 구조"라며 "정부 통신사 사업자들간 협의를 거친 후 카톡이 서비스를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카톡측은 "음성통화를 이용해도 망에 부담을 줄 정도로 데이터량은 늘어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통신망은 누구나 차별 받지 않고 이용할 수 있는 공공재(망 중립성 원칙)인 만큼 별도 이용대가를 지불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