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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2 공장 폐쇄 앞두고 고용 보장 '유야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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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2 공장 폐쇄 앞두고 고용 보장 '유야무야'

입력
2012.05.30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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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창출 우수기업에 선정된 지 2개월 만에 90여명 직원에 대한 정리해고를 추진해 논란을 빚은 아웃도어 업체 K2코리아(본보 2012년 3월 19일 12면)가 노조의 건물 출입구 점거농성으로 밤새 정영훈 사장이 사장실에서 나오지 못하는 등 노사갈등이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사측은 인력 재배치를 약속했지만 정 사장이 교섭에 한차례도 나오지 않는 등 사실상 고용 유지 의지가 없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30일 전국민주화학섬유노조 K2코리아지회에 따르면 노조원 60여명은 전날 오후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거쳐 농성에 돌입, 정영훈 사장과의 교섭을 요구하며 서울 성수동 본사에서 밤샘농성을 벌이고 있다. 31일 공장폐쇄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는데도 정 사장이 7차례의 노사 교섭과 2차례 서울지방노동위원회 조정회의에 한 번도 나오지 않고 지노위 조정안마저 거부하자 노조 측의 불신과 비난은 고조되고 있다. 노조 측 대리인으로 교섭에 참여해 온 임영국 화섬노조 사무처장은 "정 사장이 결정권 없는 대리인만 교섭에 내보내 논의가 진행되지 않았다"며 "고용 유지에 대한 진정성을 찾아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노조원들이 건물 출입구를 점거함에 따라 정 사장은 이틀째 9층 사장실에 머물렀다.

지난 3월 8일 신발사업부 생산직 93명 전원에게 정리해고 예고 통보를 한 사측은 전년도 매출액이 3,600억원을 돌파하는 등 승승장구하면서 직원들을 해고한다는 비난 여론이 일자 보름 뒤 "인력재배치를 통해 최대한 고용을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후 노조와의 교섭 중에도 직원들에게 명예퇴직을 종용해 20여명이 명퇴를 신청했다. 4일에는 '정리해고 철폐' 등이 적힌 홍보물을 가지러 가던 노조원들을 용역 경비가 가로막다 55세 여성 노조원의 발뼈가 골절되기도 했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5일 ▦국내 생산라인 폐지 및 신발AS와 개발 업무로 전환 배치 ▦전환배치 직원들의 정년 보장 등을 골자로 하는 조정안을 제시했다. "생산라인 2개 중 1개는 운영하자"는 노조측 입장과 "생산라인 폐쇄 후 개성공단, 신발AS 및 개발 부서로 전환 배치하자"는 사측 입장을 절충한 안이다. 그러나 노사 모두 이를 거부하면서 갈등은 물리적인 대치로 이어졌다.

이상호 민주노총 정책연구원은 "서울지노위에서 50대 여성들이 개성공단으로 갈 수 없는 사정 등을 감안해 합리적인 조정안을 제시했음에도 사측이 이를 거부한 것은 고용 유지 의지가 없다는 것"이라며 "결국 일방적으로 재배치안을 발표한 후 따르지 않으면 징계절차를 거쳐 노조원을 해고할 우려가 높다"고 말했다. 사측 관계자는 "노조와 대화로 문제를 풀 예정이지만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고만 말했다.

노조는 사측과의 교섭이 결렬될 경우 K2코리아 제품 불매운동을 벌일 예정이다.

남보라기자 rarar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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