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학술지에 발표한 논문 14편의 조작 의혹을 사고 있는 강수경 서울대 수의과대 교수가 2년 전에도 논문 사진조작이 적발돼 징계위원회에 회부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당시 서울대는 "오류였다"는 강 교수의 주장을 받아들여 구두경고에 그쳤다. 솜방망이 징계가 이번 무더기 논문 조작 의혹 사건으로 이어진 것이다.
30일 서울대 관계자는 "2010년 강 교수가 교신저자(연구책임자)로 국제학술지 에 투고한 논문이 조작된 사진에 근거한 연구부정행위로 연구진실성위원회에서 결론 났었다"고 밝혔다.
문제는 해당 학술지에서 강 교수의 논문을 심사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서로 다른 실험에 같은 사진이 쓰인 것을 확인한 심사자가 조작 의혹을 제기했고, 학술지 편집장은 강 교수에게 해명을 요구했다. 그러나 강 교수가 해명하지 않자 당시 서울대 연구처장이던 서진호 식품생명과학과 교수에게 이 사실을 이메일로 알려 연구진실성위원회가 소집됐다.
당시 연구진실성위는 조사 결과 조작된 사진 여러 장이 논문에 쓰였다고 결론짓고 총장에게 징계를 건의했다. 그러나 징계위원회는 "오류일 뿐 조작은 없었다"는 강 교수의 주장과 해당 논문이 심사 과정에서 걸러져 발표되지 않은 점 등을 들어 경고를 결정했다.
특히 2010년은 강 교수가 조교수에서 부교수로 승진한 시점이어서 당시 학내에선 "교수 승진 업적이 조작한 논문에 바탕을 둔 것이냐"는 비판이 있었다고 서울대 관계자는 전했다. 강 교수는 2008년 9월 부산대 의대에서 서울대 수의과대로 자리를 옮겼다.
최근 에 게재됐다 철회된 논문 2편을 포함해 조작 의혹이 제기된 논문 14편은 강 교수가 부산대에 있던 2006년부터 최근까지 국제학술지 10곳에 발표한 것들로, 2년 전과 마찬가지로 대부분 같은 사진의 중복게재가 문제가 됐다.
한 사립대 의대 교수는 "실수도 한두 번이지 그게 계속 되풀이되면 과연 실수라 할 수 있겠냐"며 "만약 실수가 반복된 거라면 강 교수는 교수의 기본인 논문작성능력조차 부족한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대 한 교수는 "논문 조작은 학문적 범죄"라며 "해당 논문에 이름을 올린 같은 학과 또 다른 강모 교수도 그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서울대 연구진실성위 예비조사위원회는 이날 첫 회의를 열고 강 교수의 논문 14편에 대한 검증에 착수했다.
변태섭기자 libeta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