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30일 "국가 경영에 참여하는 정당이나 정치인은 북한 문제에 대한 입장을 솔직히 밝히는 게 옳다"면서 종북(從北) 의혹을 받고 있는 통합진보당 구당권파 의원들의 태도를 정면 비판했다. 안 원장은 이날 부산대에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이란 주제로 가진 강연에서 "북한은 좋든 싫든 대화해야 할 상대이지만 보편적 인권이나 평화 문제에서 심각한 문제를 갖고 있다는 것은 우리 모두 알고 있는 사실"이라며 "유독 이 문제가 안 보이는 사람이 있다면 국민들에게 받아들여지기 어렵다"고 말했다.
안 원장은 "이것은 (북한에 대한 정치인의 입장 표명은) 사상의 자유와는 별개"라며 "인권과 평화라는 보편적 잣대를 북한에 대해 다르게 적용하는 것은 동의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안 원장은 통합진보당의 부정 경선 사태에 대해 "진보를 표방하는 정당에서 민주적 절차가 지켜지지 않아 많은 사람들이 실망한 것 같다'며 "진보정당은 기성정당보다 훨씬 더 민주적 절차를 중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 원장은 그러나 "이 문제가 건강하지 못한 이념 논쟁으로 확산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부분의 문제는 부분의 문제로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 원장은 "다수의 시민이 뽑은 박원순 서울시장을 두고 일부에서 '빨갱이'라고 공격하는 것을 보고 어처구니 없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4ㆍ11 총선 이후 두 달 가까이 침묵을 지켜왔던 안 원장은 이날 강연 정치를 재개하면서 사회 현안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제시해 사실상 대선 출마 수순에 돌입했음을 보여줬다. 안 교수는 이날 강연에서 사회 복지와 경제 정의, 남북 평화에 대한 입장도 밝히는 등 사실상 국정 운영의 큰 그림도 제시했다. 그는 "만약 제가 정치를 하게 된다면 (저에 대한) 기대와 사회적 열망에서 어긋나지 않게 할 수 있을까 하는 질문을 던지는 게 도리"라며 "지금 그런 과정에 있다"고 말했다.
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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