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로라하는 금융회사의 신입사원들은 대부분 이른바 명문대학과 적어도 '인(in)서울' 대학 출신이다. 각종 자격증과 해외연수, 다양한 봉사활동 등 스펙 기준이 높기만 하니 지방대학 출신들이 상대적으로 소외 받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로 비친다.
그러나 최근 이런 통념이 깨어지고 있다. 획일화한 스펙 대신 역량과 품성, 발전가능성 등을 골고루 평가하면서 기회의 폭이 넓어지고 있는 것이다.
가장 앞서가는 금융회사는 농협은행이다. 올해 4월 신규직원 580명 중 지방 출신이 75%에 이른다. 단순히 학벌이 아닌 백지면접을 통해 인성과 능력을 중시하는 채용기준을 유지한 덕에 '전국구 은행'이라는 자부심이 강하다.
농협은행의 지역별 균형채용 원칙은 관련 수치로도 확인할 수 있다.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해 말 은행 신입직원 채용과정에서 신입행원들의 출신대학이 가장 다양했던 곳이 농협이었다. 무려 112개 대학에서 940명을 뽑은 것이다. 웬만한 대학에서 최소 1명씩은 농협 직원이 된 셈이다.
다른 은행들의 지방 배려도 확대되고 있다. 기업은행은 지난해 하반기 전국 84개 대학에서 261명을 뽑았고, 하나은행과 신한은행은 각각 62개 대학(262명), 60개 대학 출신(240명)을 채용했다.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은 각 41개(100명), 40개(150명)로 비슷했다.
채지선기자 letmekno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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