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두 개의 주파수를 활용, 4세대 이동통신서비스인 LTE의 속도를 획기적으로 끌어올리는 기술을 개발했다. 두 개의 주파수를 쓴다는 건, 자동차 도로가 1차선에서 2차선으로 넓어진다는 뜻으로 그만큼 정체가 없어 데이터 처리속도를 높일 수 있게 된다.
SK텔레콤은 30일 서로 다른 두 가지 LTE용 주파수를 하나로 묶어 활용하는 ‘멀티캐리어’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은 그 동안 800㎒ 주파수만을 써 왔는데, 지난해 경매를 통해 확보한 1.8㎓ 주파수를 이번에 추가로 덧붙여 사용하게 됐다.
이를 위해 SK텔레콤은 움직이며 무선인터넷을 사용할 경우 800㎒ 주파수에서 1.8㎓ 주파수로 끊김 없이 옮길 수 있는 단락방지(hand-off) 방법과 차선을 바꿔타 듯 800㎒ 주파수에 이용자가 몰리면 자동으로 1.8㎓ 주파수로 이동하는 로드밸런싱 방법을 자체 개발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두 가지 주파수를 하나처럼 묶어서 사용하는 것은 전 세계 최초”라며 “자체 개발한 멀티캐리어 기술을 특허 출원 예정”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서울 강남역 사거리에서 멀티캐리어 기술을 시연한 결과 내려받는 속도가 800㎒ 주파수에서 1.8㎓ 주파수로 옮겨가는 순간 잠시 느려지긴 했으나 최고 52Mbps의 빠른 속도를 기록했다.
SK텔레콤은 이 기술을 LTE 가입자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7월부터 서울 강남역 주변에서 우선 제공하고 연내 서울 전역 및 부산으로 확대한다. 내년 초에는 수도권 일대와 광역시 등 23개시에서 제공할 예정이다.
이 기술을 이용하려면 새로운 LTE 스마트폰이 필요하다. 기존 SK텔레콤용 LTE 스마트폰은 새로 확보한 1.8㎓ 주파수를 지원하지 않아 이용할 수 없다. 현재 이달 초 출시된 팬택의 ‘베가레이서2’ LTE 스마트폰만 이 기술을 지원한다.
SK텔레콤 관계자는 “하반기에 두 가지 주파수를 모두 지원하는 스마트폰을 내놓기 위해 휴대폰 제조사들과 협의 중”이라며 “이렇게 되면 무선데이터 이용량이 1.8㎓로 분산돼 기존 800㎒ LTE 스마트폰을 갖고 있는 이용자들도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S3’ 등 주요 스마트폰에 SK텔레콤의 멀티캐리어 기술을 지원하는 기능이 탑재될 것으로 알려졌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