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미국의 젊은층에서 '아차 내 실수'라는 말을 'My bad!'라고 말하는 것이 유행이라고 소개한 적이 있다. 이 말이 문법상 어색한 것은 사실이지만 새로운 표현이라 관심이 간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No good'은 한국인에게 특이한 표현이다. 왜냐하면 이미 'NG'라는 단어가 'no good'이라는 뜻으로 널리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사물이나 상황에 'It's no good'이라고 말하면 '별로다, 썩 좋지 않다'는 뜻이지만 사람에게 적용하면 'He is not nice or moral'의 뜻이고 일부에서는 'He is up to no good'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직역하면 '행실이나 마음가짐이 좋지 못한 사람'이라는 뜻이다. 하지만 우리는 'No Good'의 의미를 언제부터인가 NG로 알고 사용하고 있다.
'NG'는 우리에게 TV나 영화 제작에서 잘못된 부분이나 실수를 가리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우리나라의 어느 카메라맨이 미국의 영화 제작 현장에 있다가 우연히 들은 말이 전해진 것이다. 미국의 감독이 불만스런 표정으로 'No good'이라고 말한 것이 지금의 NG로 변한 모양이다. 'No good'은 분명 맞는 영어 표현이지만 이를 줄여 NG라고 말하는 것은 속칭 Konglish이다. 실제 촬영 현장에서는 'Cut!'이라고 외치거나 'Take One, Take Two, Take Three'식으로 말하지 NG를 외치지는 않는다. 가령 실수가 계속되어 여섯 번째 실수를 했다면 이제 일곱 번째 시도를 해야 하므로 'Take Seven'라고 지시한다. 팝송 중에 'Take Two, Take Five' 등의 노래도 여기서 연유한 것이다. 다행히 요즘 젊은 영화감독들은 대부분 'Cut'으로 말한다.
말이 잘못 전해지는 사례는 수백 수천 가지나 된다. TV의 '리모콘'은 순전히 일본인들이 사용하는 말이고 영어로는 그냥 'remote'라고 해야 옳다. 'CM song' 'conti'등도 마찬가지다. 'CM song'의 'CM'의 경우, 우리는'Commercial Message'를 줄인 말로 알고 사용하지만 원어민들은 같은 말을 줄여 'Commercial'이라고 한다. '콘티(conti)'는 1960년경 미국의 Radio 부문에서 '대사, 구성'을 총칭하여 부르기 시작한 말이다. 지금은 Radio, TV, Cinema 분야에서 모두 'Script'라고 부른다. 그리고 방송 작가는 당연히 script writer라고 부른다. 외래어를 쓰려면 정확해야 하고 아니면 우리말로 대체해 쓰는 것이 듣기에도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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