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생애 첫 승 했을 땐 홀가분… 2주 연속 우승하니까 실력인 것 같아 기쁨 두 배팬카페 회원 부쩍 늘어나 90% 정도는 삼촌팬이라네요한의사 아빠 덕에 제대로 몸보신, 체력 자신 있어팬들 기억속에 오래도록 남는 오초아 같은 골퍼 되고 싶어
국내 여자프로골프는 김자영(21ㆍ넵스)이 '대세'다. 주말골퍼들 사이에서 김자영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이다. 그는 가냘픈 외모지만 필드에 서면 카리스마가 넘친다. 지난해까지는 얼굴만 예쁜 선수였지만 이제는 국내여자프로골프(KLPGA) 무대를 평정한 실력파 골퍼가 됐다.
필드는 김자영 열풍
그는 올해 KLPGA 투어 최고의 '블루칩'으로 떠올랐다. 지난 20일 우리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데뷔 3년 만에 첫 우승을 차지하더니, 27일에는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에서 정상에 올랐다. 2009년 서희경(26ㆍ하이트) 이후 2년7개월2일(945일) 만에 2주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김자영은 30일 전화 인터뷰에서 "첫 승을 했을 때는 마음이 홀가분했다. 이제야 내 임무를 해냈다는 마음에 기분이 좋았다. 2승을 했을 때는 운이 아닌 실력으로 차지한 것 같아 기쁨이 두 배였다"고 활짝 웃었다.
국내 필드는 김자영 열풍으로 뜨겁다. 특히 삼촌팬들의 지지가 대단하다. 우승이 없을 때도 뛰어난 미모 때문에 남성팬들이 많았지만 성적까지 내면서 난리다.
김자영의 팬카페 회원도 증가했다. 2주 연속 우승을 차지하면서 2,000여명까지 늘었다. 물론 90% 정도는 삼촌팬들이다.
"첫 승을 했을 때는 400명 정도가 새로 가입하신 것 같고요. 2승을 했을 때도 회원이 많이 늘어서 지금은 2,000명이 됐습니다. 많은 응원을 해주셔서 고마울 뿐입니다."
김자영은 삼촌팬이 많은 이유가 뭐냐고 묻자 "그 이유는 제가 말하긴 곤란합니다"라면서 "삼촌들한테 직접 물어보세요"라고 재치 있게 답했다.
든든한 후원자
김자영은 또래 선수들보다 늦은 중학교 1학년 때 골프를 시작했다. 한의사이면서 언더파를 칠 정도로 골프 실력이 뛰어난 아버지 김남순(53)씨의 영향으로 골프에 입문했다. 김씨는 지금도 딸의 매니저이자 의무 트레이너, 영양사로 활약하고 있다. 김자영은 아버지 덕분에 녹용, 자라 등 보약을 먹어 체력엔 자신이 있다고. 그는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에서 나흘 동안 6라운드를 도는 강행군에도 전혀 지친 기색이 없었다.
그는 올해 클럽을 교체했다. 일본 수제 골프클럽인 혼마(파이브 스타)로 교체했다. 스틸 샤프트를 장착해 가격은 약 7,000만원 정도다.
김자영은 "지금 클럽에 굉장히 만족한다. 드라이버 거리도 늘고 아이언도 편하게 칠 수 있는 것 같다. 혼마에서 선수가 원하는 것을 모두 맞춰주니까 너무 고맙다"고 말했다. 김자영은 지난해 평균 드라이버 비거리가 230야드였지만 올해는 260야드가 넘는다.
메인 스폰서인 넵스도 적극적으로 후원하고 있다.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 때는 휴일에도 임직원 60여명이 김자영을 따라다녔다.
골프를 못 치면 살이 빠지는 여자
김자영은 아마시절에 주목을 받지 못했다. 친구인 이정민(KT), 정연주(CJ오쇼핑) 등은 국가대표로 이름을 날렸지만 그는 상비군에도 들지 못했다. 프로에 와서도 이정민과 정연주는 우승을 했지만 김자영은 그렇지 못했다.
김자영은 지난 4월 올해 국내 첫 대회인 롯데마트 여자오픈에서 컷 오프됐다. 지난해는 모두 예선을 통과했지만 시즌 개막전에서 무너졌다. 충격이 컸다.
"첫 대회에서 망가진 것이 약이 된 것 같아요. 정말 이를 악물고 더 연습을 했어요. 그 때의 아픔이 있었기에 오늘의 기쁨이 있었던 것 같아요."
김자영은 외유내강형 골퍼다. 겉은 연약해 보이지만 속은 강한 스타일이다. 이번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에서도 '절친' 정연주와의 대결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승리했다.
김자영은 싫어하는 음식이 없을 정도로 잘 먹는다. 특히 좋아하는 음식은 초밥과 스파게티. 그가 살이 빠진다면 골프가 안 될 때다. 식욕이 떨어진 상태에서 더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지옥 훈련을 하는 악바리이기 때문이다.
"저도 많이 먹습니다. 고기도 좋아하고요. 주변에 계신 분들이 '생각보다는 잘 먹는다'는 말을 자주 해 주세요."
멘토는 '골프여제' 오초아
미모와 실력을 겸비한 골퍼로 자리매김한 김자영은 팬들의 기억 속에 오래 남아있는 선수가 되는 것이 꿈이다. 그는 '골프여제' 로레나 오초아(멕시코)를 멘토로 삼고 있다.
"오초아는 플레이를 할 때 집중하는 모습이 너무 멋있어요. 필드에서의 카리스마도 돋보이고요. 오초아처럼 꾸준하게 성적을 내고 싶어요. 우승을 한 번 하고 사라지는 골퍼는 되기 싫습니다."
● 김자영은
▶생년월일 1991년 3월18일 ▶키 165cm ▶혈액형 AB ▶소속팀 넵스 ▶클럽 혼마 ▶골프 시작 중학교 1학년 ▶데뷔 2010년 ▶학교 서문여고-동국대 ▶경력 2010, 2012년 KLPGA 홍보 모델 ▶수상 2012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 우승, 2012 우리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 우승 ▶시즌 상금 2억800만원(1위)
▶시즌 드라이버 비거리 263.83야드(19위) ▶주특기 퍼팅 ▶홀인원 2번 ▶별명 골프 요정 ▶애마 BMW 520d ▶절친 이정민, 정연주, 조윤지 ▶취미 영화보기, 수다떨기 ▶좋아하는 요리 초밥, 스파게티 ▶멘토 로레나 오초아, 최나연
노우래기자 sporter@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