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술(IT) 및 가전업계에 이른바 '이종(異種) 마케팅'이 활발하다. 사업분야가 전혀 다른 업체들끼리 손잡고 비슷한 타깃 소비자층을 대상으로 공동 마케팅을 전개, 비용은 줄이면서 제품이미지와 서비스 질을 끌어올리려는 전략이다.
가장 눈에 띄는 이종 마케팅 형태는 체험형. 웰스정수기를 주력으로 하는 교원L&C는 최근 정수기 업계로는 최초로 애플 전문매장인 프리스비와 손잡고 마케팅을 펼쳐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다. 아이폰 충전 거치대가 설치된 '웰스 시리즈1' 정수기를 애플 매장에 설치, 방문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는 것. 100% 방문 판매만을 하는 교원L&C는 이번 이벤트를 통해 고객과의 접점을 넓혀 20~30대 젊은 층까지 끌어들일 계획이다.
이종 마케팅에 힘입어 웰스시리즈1의 판매는 출시 한 달 만에 7,000대를 넘어섰고 교원L&C의 전체 정수기 판매도 전월 대비 218%나 늘었다.
삼성전자도 국민은행과 마케팅 업무 협약을 체결, 대학생 전용 점포인 'KB 락(樂) 스타존'에서 체험 마케팅을 진행 중이다. '락 스타존'은 예ㆍ적금 업무 및 세미나 공간, 미니카페 등으로 구성된 특화점포인데, 여기에 태블릿 PC인 갤럭시탭과 슬레이트 PC, 노트북 등 최신 IT기기들을 비치해 마음껏 사용해 볼 있도록 한 것. 국민은행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글로벌 이미지와 국민은행의 '영(young) 콘텐츠'를 마케팅 포인트로 사용, 대학생들에게 크게 어필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와 국민은행은 앞으로 대학생 퀴즈프로그램과 사진전 등을 활용한 다양한 이종 마케팅을 개발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은 최근 기아자동차와 업무 제휴를 체결하고 공동마케팅 전략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먼저 엔진오일 교체 등을 포함한 자동차 내부의 이상 유무 진단 서비스(가칭 UVO 원격케어서비스)를 SK텔레콤에 가입된 운전자들에게 제공해 차별화를 꾀할 예정이다. SK텔레콤과 기아차는 또 멤버십 포인트 연계를 통해 고객들에게 더 많은 혜택을 주면서 이종 마케팅의 범위를 넓혀갈 계획이다. SK텔레콤은 이 밖에도 기아차에 스마트폰과 태블릿 PC 등을 활용한 서 스도 적용시켜 나갈 계획이다.
박천길 교원L&C 마케팅 팀장은 "이종 마케팅은 새로운 브랜드 스토리를 만들고 소비자와의 접점을 넓혀 매출 증가를 이끌어낸다는 점에서 유ㆍ무형의 시너지 효과가 크다"고 전했다.
허재경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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