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능 대신 일반 전파로 암을 진단하는 기술이 국내에서 개발됐다.
방송통신위원회는 3㎓ 대역의 전파를 이용해 유방암을 검사하는 영상진단 기술을 개발했다고 29일 발표했다. 현재는 유방암에만 적용되지만 다른 암 진단에 확대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방통위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손잡고 개발한 이 기술은 전파를 2,3분 동안 인체에 투과시켜 내부 조직을 감지해 모니터에 알아볼 수 있는 3차원 영상으로 재현한다. 전파를 이용하므로 엑스레이나 컴퓨터단층(CT) 촬영과 달리 방사능 피폭 우려가 없고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처럼 조영제를 사용하지 않아 간편하다. 이 기술을 개발한 ETRI 책임연구원인 전순익 박사는 "전자파 인체보호기준이 ㎏당 1.6W인데, 이 기술은 전파 세기가 기준치의 3분의 1 이하여서 해롭지 않다"고 말했다.
또 직경 5㎜ 크기의 암세포도 찾아낼 수 있어 진단의 정확도도 엑스레이 촬영보다 높다. 전 박사는 "엑스레이 촬영은 정확도가 80% 정도이며, 변별력도 1㎝ 수준의 암세포를 찾는 정도인데 이 기술은 정확도가 90% 이상"이라고 설명했다.
비용도 적게 들 것으로 보인다. ETRI는 기존 엑스레이 촬영이나 MRI는 환자가 3만~30만원을 내야 하는데 이 기술은 아직 상용화 이전이라 정확한 예측은 힘들지만 엑스레이 촬영보다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ETRI는 이 기술로 동물 임상실험에 성공했으며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청의 인체 임상시험 승인을 받았다. 이에 따라 ETRI는 서울대병원 유방암 전문가인 문우경 구혜령 교수팀과 7월부터 올해 말까지 15명에게 인체 임상시험을 실시할 계획이다.
상용화는 2017년 이후가 될 전망이다. 전 박사는 "미국 다트머스대와 영국 브리스톨대에서도 전파를 이용한 유방암 진단 기술을 개발했지만 진단할 수 있는 암세포 크기가 1~2㎝로 우리보다 떨어진다"며 "우리 기술이 해외 보다 앞서 있다"고 강조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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