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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논쟁] "성적일탈은 정신질환… 의학치료 필요… 과성욕치료제 등 재범률 감소효과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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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논쟁] "성적일탈은 정신질환… 의학치료 필요… 과성욕치료제 등 재범률 감소효과 기대"

입력
2012.05.29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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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세기 후반 독일의 정신의학자 크라프 에빙이 (Psychopathia Sexualis)를 출판하기 전 성적일탈은 의학적 문제로 여겨지지 않았다. 2차 세계대전 전후로 성적일탈이 죄스런 타락보다는 의학적 상태에 의한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었고, 세계보건기구 및 미국 정신의학회서도 이를 공히 정신 질환으로 분류하게 됐다.

1892년 스위스에서 과성욕 환자 대상으로 치료목적의 외과적 거세가 처음 시행됐다. 20세기에 미국 및 덴마크, 노르웨이, 독일, 스위스 등의 유럽 국가에서 성범죄자에 대해 수술적으로 거세가 시행됐고 성범죄의 재범을 현저히 감소시켰으나, 현재 대부분 폐지됐다. 1940년대까지 에스트로겐으로 성범죄자를 치료하려는 몇몇 시도가 있었으나, 여성화 부작용으로 인해 1960년대에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낮추는 성욕억제치료로 대치됐다. 최근엔 성선자극호르몬길항제가 성도착증의 치료 약제로 주목 받고 있으며, 주사제를 사용할 경우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매우 낮은 수치까지 감소시킬 수 있으며, 재범률을 감소시켰다는 연구가 보고됐다.

국내에서도 2010년 6월 29일 '성폭력 범죄자의 성충동 약물치료에 관한 법률'이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앞으로 비정상적 성적충동을 가진 성범죄자들에 대한 강력한 사회적 통제가 이뤄질 예정이다. 현재 전세계적으로 과성욕 환자에 사용되고 있는 약제로는 MPA(medroxyprogesterone acetate), CPA(cyproterone acetate) 및 성선자극호르몬길항제 등이 있다. MPA는 주로 미국에서 사용됐고, CPA는 영국, 유럽, 캐나다 등지에서 선호되어 왔다. 최근엔 보다 강력한 효과를 보이며, 심혈관계 부작용이 적은 성선자극호르몬길항제에 대한 선호가 증가하는 추세이다. 유럽의 연구 결과를 보면, 양측 고환절제술을 받은 경우 재범률 2.5~7.5%로 알려져 있으며, 치료를 받지 않은 경우의 재범률은 60~84%로 알려져 있다. 세 가지 약제 모두 성충동을 억제하고, 재범률을 감소시키는데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성선자극호르몬길항제는 수술적 거세에 해당하는 양측 고환절제술에 준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성도착증의 치료에 있어서 정신 및 약물치료 복합요법은 정신치료 단독에 비해 치료성공률이 유의하게 높은 것으로 보고돼 있다. 물론 약물치료의 단점도 존재한다. 남성호르몬 억제요법의 효과를 규정할 수 있는 판단 기준 및 진단 도구가 명확하지 않다는 문제점이 해결되고 있지 않은 상태이다. 설문지를 통한 자가보고 및 인지-행동 정신치료 과정에서의 의료진과의 면담은 주관적이며, 신뢰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제한이 있다. 혈청 테스토스테론 측정 및 음경 체적변동기록법 역시 객관적 자료를 제공할 수는 있으나, 참고 자료에 불과하다는 단점이 있다. 또한 남성호르몬이 충분히 억제가 된 상태에서도 발기능이 유지되며, 성도착적 증세가 사라지지 않는 경우가 있을 수 있으며, 또한 암시장 또는 다른 경로를 통해 남성호르몬 제제를 투약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성선자극호르몬길항제의 경우 이미 전립선암 환자를 대상으로 많은 임상적 경험이 축적되어 왔으며, 이를 바탕으로 한 치료 전 검사 및 추적 검사를 시행함으로써 예상 가능한 약물 부작용에 대처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특히 약제의 부작용 중의 하나인 골밀도 감소에 대해선 충분한 주의 및 관리가 필요하다. 따라서 전립선암 환자에 준하는 추적검사를 시행하고, 약물부작용과 치료약제의 관련성 평가는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 제시한 기준에 따라 전문가 집단이 객관적으로 인과관계를 판정한다면, 성도착증의 치료와 재범률을 감소시키는 데 충분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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