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에 6,000만 명이 방문하는 서울시민의 보배인 한강이 시민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강으로 충분히 기능을 하고 있는 지 고민 중입니다. 지속 가능한 한강의 100년 비전을 모색하겠습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29일 오전 10시부터 7시간에 걸쳐 잠실부터 여의도와 난지를 잇는 41.5㎞의 한강 구간을 시찰하는'한강 청책 투어'에 나섰다. 4월말에 발족한 한강시민위원회 위원을 포함한 각계 전문가 22명 등과 함께 서울 잠실 수중보를 둘러 보는 것으로 시작된 이날 행사는 신곡보 시찰로 마무리됐다.
한강 투어가 진행되는 동안 홍보선에서 이뤄진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한강 수중보 철거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한강시민위원회 부위원장인 박창근 관동대 교수는 "하천의 수질 개성을 위해서는 물의 흐름을 막지 않는 게 중요하다"며 "한강의 수중보를 한꺼번에 철거하는 것은 문제가 있을 수 있으니 잠실보는 그냥 두더라도 신곡보 만이라도 철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최지웅 환경평가연구원은 "대도시의 강은 방수를 위해 인위적으로 관리할 수 밖에 없다"며 "한강 수중보를 철거하면 홍수 피해를 막을 수 있을지 심각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박 시장은 "임기 내에 뭘 끝내겠다는 어리석은 일은 하지 않겠다"며 "수중보 철거에 관한 전문가들의 의견을 과학적이고 객관적으로 검증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강의 수위 및 유량을 조절하기 위해 1988년부터 서울시가 설치해온 한강 수중보에 대해 시민단체들은 물의 흐름을 막아 한강의 수질을 악화시킨다며 철거를 요구해 왔다. 이 때문에 박 시장도 재보선 선거 직전인 지난해 9월 한강 수중보 철거를 공약 사항으로 검토 했으나 1조원에 달하는 막대한 철거비용 마련문제 등 때문에 이를 철회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서는 한강 살리기를 위한 다양한 제안들이 쏟아졌다. 한강시민위원회 위원인 조명래 단국대 교수는 한강 경관 개선과 관련 "한강 주변 건축물 관리는 경관의 다양화라는 원칙을 바탕으로 가까운 건축물은 낮게 짓고 멀리 있는 건축물은 높이 짓는 방식으로 스카이라인을 조성하는 방법도 검토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영란 서울시정 개발 연구원은 물재생 센터 처리시설의 고도화 와 현대화를 통한 한강의 수질 개선 방안을 제시했다.
서울시는 이번 정책 토론 결과를 바탕으로 10월까지 '한강 자연성 회복' 기본 계획을 마련하기로 했다. 기본 계획은 '한강 르네상스' 사업과 한강의 인위적인 개발을 지양하고 생태계를 복원하는데 초점이 맞춰질 방침이다. 이를 위해 서울시는 한강 변의 일부 구조물을 허물어 자연 천변을 조성하는 한편 강변북로와 88올림픽 도로의 일부 구간을 지하화 하고 남은 공간을 공원화해 한강과의 연계성을 높이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대성기자 lovelil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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