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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여수엑스포 예약관람 원칙 고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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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여수엑스포 예약관람 원칙 고수해야

입력
2012.05.29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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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못 먹으니 함께 굶자. 배고픈 건 참아도, 배 아픈 건 못 참는다.' 이런 식의 비뚤어진 국민 의식이 2012 여수세계박람회(EXPO)를 엉망으로 만들고 있다. 여수엑스포가 박람회 사상 처음 도입했다고 자량하던 예약관람제가 개장 16일만에 무너져 관람객들이 길게는 3㎞나 줄을 서서 기다려야 했다. 30%는 사전예약으로, 70%는 판매기와 스마트폰앱을 통한 현장예약으로 하여 관람객들의 대기시간을 줄이고 혼잡을 막겠다는 것이 당초의 취지였다. 먼 곳까지 찾아와 표가 없어 입장을 못하는 폐단도 줄일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11만 인파가 몰린 지난 일요일(27일) 예매가 조기에 마감되는 바람에 입장을 못 한 일부 관람객들이 조직위에 몰려가 막무가내 식으로 항의하며 행패를 부리자, 조직위는 곧바로 예약제 대신 선착순으로 바꾸어 버렸다. 그 결과 입장객이 평소의 절반에도 못 미친 다음날에는 보통 30분 정도 기다려 입장이 가능하던 아쿠아리움 등 인기전시관은 무려 7시간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우리나라도 이제는 공연이나 행사에 예약문화가 정착됐다는 자랑이 무색해졌다.

자신의 준비부족과 실수로 인한 불이익을 감수하기는커녕 남의 탓으로 돌려 결국 모두에게 피해가 돌아가도록 한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은 말할 필요도 없고, 그들의 등쌀이 귀찮고 두려워 예약제를 덜컹 없애버린 조직위도 한심하기는 마찬가지다. 그리고서 항의가 없어져 마음이 편하다는 식이니, 이런 행정편의주의적 발상으로는 여수엑스포의 성공을 기대하기 어렵다. 예약해놓고 입국하는 외국관광객들에겐 또 무슨 핑계를 둘러댈 것인지.

선착순 줄서기가 더 큰 부작용과 폐해를 불러일으킨다는 사실을 모르진 않을 것이다. 원칙대로 예약제로 다시 돌아가야 한다. 조기 마감에 따른 문제점은 프로야구에서처럼 일정비율의 입장권을 현장 판매하는 등 보완책으로 풀어나가야 한다. 인기전시관의 경우 느림보 관람을 막아 원활한 진행을 유도하는 등 운영의 묘를 살리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여수엑스포는 앞으로 두 달 반이나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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