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좌석은 3등급으로 나뉜다. 가장 넓고 편안한 퍼스트 클래스(1등석), 그 다음인 비즈니스 혹은 프레스티지 클래스(2등석), 그리고 이코노미 클래스(3등석).
그런데 최근 글로벌 항공사들이 한 개 등급을 더 도입하고 있다. 비즈니스 클래스와 이코노미클래스의 중간인 ‘프리미엄 이코노미’클래스다. 2등석과 3등석의 중간, 그러니까 ‘2.5등석’인 셈이다.
2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오는 12월 14년만에 국내 재취항하는 영국항공은 총 4종류의 좌석을 운영할 계획이다. 바로 2.5등석이다. 영국항공은 비즈니스석은 ‘클럽월드’, 일반석은 ‘월드 트레블러’로 부르는데 그 사이에 2.5등석 개념의 ‘월드 트레블러 플러스’를 두고 있다.
영국항공은 2000년대 들어 이 ‘월드 트레블러 플러스’에 상당히 비중을 두고 있는데 매년 약 120만명 이상의 승객이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5등석은 모든 면에서 3등석보다는 좋고 2등석보다는 떨어진다. 영국항공의 2.5등석은 비즈니스석보다는 좁지만 이코노미석보다는 앞 좌석과 간격이 7인치 정도 넓어 10시간이 넘는 장시간 비행에 보다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 2.5등석은 비즈니스석처럼 별도 공간에 마련되어 있는데, 식사도 이코노미보다는 좀 더 고급스런 메뉴로 제공된다. 인천~히드로 노선 가격(왕복권)은 기종에 따라 ▦2등석 330만~890만원 ▦3등석은 63만~320만원인데 비해 ▦2.5등석은 180~390만원대를 받고 있다.
에어프랑스도 2010년부터 인천~파리 노선에 ‘프리미엄 이코노미’석을 도입했다. 일반석보다 40%정도 공간이 넓은데다, 이른바 고정된 등받이가 장착돼 좌석기울기와 관계 없이 앞뒤 좌석과 방해를 주지도 받지도 않는 ‘코쿤식’좌석을 태용하고 있다. 에어프랑스는 이 좌석을 이용하는 승객에게 전용 체크인 카운터와 우선 탑승 및 수하물 우선 취급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영국항공 관계자는 “유럽 항공사의 경우 이미 오래 전부터 4종류의 좌석으로 승객들의 눈높이를 맞추고 있다”며 “특히 2.5등석의 수요가 높아지면서 객실에 1억파운드(한화 약 1,800억원)를 투자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델타항공도 내달 7일부터 전 국내선과 주요 국제선에 2.5등석 개념의 ‘이코노미 컴포트’ 좌석을 배치한다. 한국 승객들은 인천~나리타 직항노선과 나리타에서 괌, 사이판, 팔라우 등의 노선에서 이용 가능하다. 일반석을 이미 구입한 승객들도 운항거리에 따라 편도로 2만8,000~14만8,000원을 더 내면 이용할 수 있다. 좌석간 거리도 35인치로 넓고 등받이도 일반석보다 50%이상 더 젖혀지는 게 특징.
터키항공도 올해부터 인천~이스탄불 노선에 2.5등석인 ‘컴포트 클래스’를 운용하고 있다. 일반석 비용에 30만원 정도를 더 내면 이용이 가능하다.
아직 국내 항공사들은 3개 등급체계를 고수하며, 2.5등급 도입을 주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코노미석는 너무 좁고 그렇다고 비즈니스석으로 가기엔 비용이 너무 크다고 생각하는 장거리 승객들이 많아 2.5등석 수요는 계속 늘어날 것”이라며 “글로벌 트렌드로 자리잡게 된다면 결국 국내 항공사들도 도입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은영기자 kis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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