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스 모레노 오캄포(59) 국제형사재판소(ICC) 수석검사가 전세계 축구계의 부패 척결에 섰다. 보스니아 내전 당시 ‘발칸의 도살자’로 불린 라트코 믈라디치를 기소하는 등 전범 처리에 탁월한 성과를 낸 그가 축구 분야에서 정의 살리기에 나선 것이다.
로이터통신은 국제축구연맹(FIFA)이 국제 축구계의 부패 및 비리 수사 담당으로 오캄포 수석검사를 낙점했다고 28일 보도했다. FIFA가 그를 선택한 것은 수사 지휘 능력 등이 뛰어난데다 열렬한 축구팬이고 ICC 수석검사 임기가 6월에 끝나기 때문이다.
로이터통신은 “FIFA 집행위원회가 3월 관리들의 비위를 조사하는 윤리위원회를 부패문제조사 부문과 심판 부문으로 나눴는데 오캄포는 부패문제조사 부문에서 뇌물과 승부조작 등 축구계의 여러 비리를 조사하고 시정을 명령하는 독립권한을 가질 것”이라고 전했다.
아르헨티나 출신인 오캄포는 부에노스아이레스 법대를 졸업한 뒤 1984~1992년 아르헨티나 법원에서 검사생활을 하며 군사정권 당시 군 관리들을 처벌하는 재판에 참여하며 명성을 쌓았다. 이후 국제투명성기구(TI)에서 부패 척결 등을 위해 일하다가 2003년부터 ICC 수석검사로 활동하면서 인도주의적 범죄 혐의가 있는 국가 지도자나 군 장성 등의 단죄를 맡아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로이터통신은 “ICC 수석검사 퇴임 후 고국의 대학에서 제자를 양성하려던 오캄포가 FIFA의 계속된 요청을 결국 수락했다”며 “그가 수주 안에 FIFA 윤리위원회 대표 조사위원에 취임할 것이라는 소식이 공식 발표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태무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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