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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고음악 앙상블 '르 콩세르 스피리튀엘' 첫내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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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고음악 앙상블 '르 콩세르 스피리튀엘' 첫내한

입력
2012.05.29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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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교회음악의 전통을 가장 정통적으로 구사한다는 평을 듣는 프랑스 앙상블 ‘르 콩세르 스피리튀엘’이 첫 내한 무대를 갖는다. 절대 권력으로 프랑스를 통치했던 17세기 태양왕 루이 14세 당시 베르사유 궁전을 중심으로 빛났던 바로크음악이 원전 그대로 펼쳐진다. 이를테면 프랑스가 가장 태평성대를 구가하던 시기의 음악이다.

베이스에서 테너에 이르는 다양한 성부로 이뤄진 12명의 남성 가수, 베이스 바이올린 등 당대 쓰이던 독특한 원전 악기들을 그대로 들고 나오는 주자 7명의 앙상블 등 무대 가득 옛 프랑스의 아우라가 넘친다. 바로크음악 하면 의당 등장하던 쳄발로는 빠진다. 당시 프랑스 음악에서 쳄발로의 역할을 담당하던 악기인 류트가 등장하는 등 “좀 더 깊이 당대 속으로”를 고집하는 이 무대는 고음악 팬에게조차 새롭다. 테너보다 3도 정도 높은 음역을 구사하는 ‘오트 콩트르’, 바리톤과 가까운 낮은 테너인 ‘타이유’ 등 지금은 사라진 음역의 가수 또한 신선하다.

‘태양왕 루이 14세 치하의 성당 연대기 _ 파리에서 스트라스부르까지’라는 제하로 당시프랑스 주요 도시의 성당에서 울려 퍼지던 교회음악 4편을 연주한다. 유럽에서 가장 독실한 기독교 국왕이 되고 싶어 했던 루이 14세의 바램대로 앙리 프레마르 등의‘모테트’에서 피에르 부테이에의 ‘레퀴엠’까지 당시 세속을 벗어난 음악을 가장 전형적으로 복원해 낸다.

현재는 몹시 낯선 형식이 돼 버린 다성부 음악의 절정을 접할 기회이기도 하다. 4성부로 이뤄진 두 개의 합창단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텍스트를 풀어가는 모습은 한 편의 서커스라 해도 지나치지 않다. 당대 교회에서조차도 “도대체 가사를 알아들을 수 없다”며 꺼리던 형식이었다. 특히 이번에 선보일 작품들은 다성(폴리포니) 음악이 단성(호모포니) 음악으로 변화하던 과도기의 음악이어서 음악사적으로 뜻이 깊다.

지휘자 에르베 니케(55ㆍ사진)는 1987년 이 단체를 만든 사람이기도 하다. 당대 그대로의 음악을 최고의 가치로 두는 그는 당대 악기에 대한 연구는 물론 이 악단의 외연을 넓혀 가는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장기인 교회음악 외에 교향곡, 오페라 등 다른 장르와 이탈리아, 영국 등 프랑스 이외의 작곡가들도 작업의 영역으로 포섭하고 있다. 성당에서 낭만주의 음악을 연주하는 것도 그 좋은 예다.

종교음악 전문 단체인 트리니타스합창단의 신호철 음악감독은 “궁정이나 수도원 등 기존 바로크 음악의 배경에서 벗어나 도시 성당에서 연주되던 교회음악을 들을 기회”라며 “특히 레퍼토리가 샤르팡티에의 ‘테데움’ 등 비교적 알려진 곡 외에는 들을 수조차 없던 작품들이어서 매우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신 대표는 “아름답고 화려한 선율이 특징인 프랑스 음악을 가장 잘 할 수 있는 단체”라며 “당시 독일 음악은 정반대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더 재미가 더해질 연주회”라고 말했다. 6월 5일 오후 8시 LG아트센터 (02)2005-0114

장병욱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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