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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병욱기자의 경계의 즐거움] '사랑의 AV클럽' 음악감상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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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병욱기자의 경계의 즐거움] '사랑의 AV클럽' 음악감상회

입력
2012.05.29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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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 오후 서울 마포구 신공덕동 사랑의전화 지하 2층 이벤트홀에서는 작지만 특별한 음악회가 열렸다. '사랑의 AV(오디오-비디오)클럽'이 매달 마지막 주 토요일 열고 있는 정기 음악 감상회다. 한 달에 한 번 회원(110명) 만남을 원칙으로 하지만 보통 20~30명의 일반인들도 참석해 다과를 곁들인 담소의 시간을 즐긴다.

오디오 평론가 이영동(74)씨의 해박한 지식이 구수한 입담에 실려 나오면 장내는 일순 사랑방으로 변한다. 이날은 드보르작 특집으로 짜여져 교향곡 '신세계' 등 그의 대표작들을 영상 등으로 감상했다. 이어 메조소프라노 김지은씨의 명곡 해설, 피아니스트 이건실(목포대 교수)씨의 피아노 연주 등 실황도 곁들여 졌다.

"여기는 일체 무료가 원칙이에요. 오디오를 통해 라이브의 맛을 즐기자는 거죠." 해설과 진행을 도맡아 온 이영동씨는 이 모임의 산 증인이다. 등 클래식과 오디오 관련 저서를 17권 펴낸 그는 인기 강사이기도 하다. 최근에도 대구의 IT산업전시회 초청 강의, 서울 삼성동 코엑스의 하이엔드(최고급) 오디오쇼 강의 등을 열었다.

성음오디음악클럽에서 뿌리 내린 이 모임은 2009년 6월 '사랑의 AV클럽'(www.audiojournal.co.kr/av)으로 개명, 지금의 형태를 갖췄다. 구본윤 스피커 시스템 설계 디자이너, 한상용 마샬전자 대표 등 7명의 이사진이 주축이 돼 사랑의전화 측에서 마련해 준 공간을 거점으로 활동한다. 국내 진공관 앰프사 오로라사운드에서 제작한 앰프, 오디오 제작사 KEF가 만든 500만원대의 스피커가 원음 재생이라는 목표를 향해 구동 중이다.

이씨에 의하면 한국에서 오디오의 전성기는 1980~1990년대. "당시 오디오 업체 삼화콘덴서가 하이엔드 업체 맥킨토시에 부품을 수출할 정도였지만, 국내에서는 한국 사람이 만든 거라 하면 갑자기 시큰둥해지니 발전할 수가 없어요." 순수 우리 기술로 만든 최고급 앰프를 180만원에 살 수 있는데, 외국산이라면 500만원이라도 선뜻 낸다는 것이다. 국산 진공관 오디오의 산 증인인 그에겐 mp3에 빠진 젊은이들만큼 안타까운 현실이다.

장병욱 선임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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