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등 중동 국가들의 컴퓨터망이 불법으로 데이터를 수집하거나 삭제하는 신종 컴퓨터 바이러스에 대거 감염된 것으로 밝혀졌다. 전문가들은 고도의 기술로 설계된 바이러스를 이용한 국가 차원의 해커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러시아 사이버안보 소프트웨어 제조업체인 카스퍼스키 연구소는 28일 ‘플레임’이란 신종 컴퓨터 파괴 소프트웨어가 이란 시리아 요르단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등 중동 국가들의 컴퓨터를 공격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달 말 이란 석유부를 공격한 바이러스와 같은 것으로 밝혀졌다. 플레임에 가장 많이 감염된 나라는 이란이며,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수단 시리아 등도 상당한 피해를 입었다.
전문가들은 플레임이 지금까지 사이버 공격에서 나타난 바이러스 중 가장 정교하고 복잡하게 만들어졌으며 정부 주요기관, 기업, 개인 컴퓨터 등 600대 이상을 공격한 것으로 파악했다.
컴퓨터에 침투한 플레임은 녹음프로그램을 설치해 오디오 대화까지 탈취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오를라 콕스 시만텍 보안 관리자는 “플레임은 원하는 것은 어떤 것이든 수집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바이러스로 2010년 8월부터 활동해온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런 바이러스를 만드는 것은 국가 차원의 지원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2010년에는 신종 컴퓨터 바이러스인 스턱스넷이 이란 핵시설에 침투해 원심분리기 1,000여개를 파괴했다. 이 바이러스의 배후로 미국과 이스라엘이 지목됐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