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가 의료 관광 허브도시 도약을 모색하고 있다. 의료관광은 의료서비스에 휴양 문화 레저 등 관광이 결합한 신상품이다. 관광객의 체류기간이 길고 체류비용도 커 새로운 성장산업으로 인식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2009년부터 외국환자 유치를 허용하면서 각 자치단체가 본격적인 의료관광 사업에 가세하고 있다. 대전시도 21세기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각광받고 있는 의료관광사업에 적극 뛰어들어 다양한 시책을 펼치기 시작했다.
의료관광을 민선5기 중점 공약사업으로 선정한 대전시는 '2014년 해외환자 1만명 유치'에 도전하고 있다.'사람과 돈이 모이는 부자도시 대전'이라는 비전을 실현할 선도사업으로 의료관광을 선택한 것. 다른 자치단체보다 상대적으로 출발은 늦었지만 시가 보유한 강점을 적극 활용해 외국인 환자를 불러모은다는 방침이다.
대전시 관계자는 "대전은 산업구조가 전통적 서비스산업 위주여서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성장동력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라며"지역내 의료인력 인프라와 인근 백제권 관광지 등을 연결한 의료관광 사업이 지역경제에 활력소 역할을 하리다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전시가 의료관광에 나선 것은 양ㆍ한방 의료기술과 유성온천을 중심으로 한 휴양시설, 공주ㆍ부여 등 백제권 관광지, 금산 등 산림 휴양시설 등을 골고루 갖춰 다른 어느 지역보다 경쟁력이 있다고 자신하기 때문이다. 가장 큰 장점은 대덕연구개발특구로 상징되는 과학기술도시로서의 브랜드 파워다. 국내 최고의 연구개발 역량을 보유한 연구소와 기술력이 중심이 된 기업체의 존재는 지역 의료기술의 우수성을 대내외에 보증하는 기반이다.
국토의 중심이란 입지도 적극 활용할 수 있다. 육상과 철도교통의 중심지이면서 인천공항으로부터 2시간, 청주공항에서 1시간 거리에 위치한 사통팔달의 교통인프라는 외국인 환자 유치는 물론 이들이 동반한 가족을 전국 관광지로 연결하는데도 유리하다.
의료비는 물론 생활비 측면에서도 수도권보다 저렴하다. 지난해 국내 외국인 환자 12만2,200여명 가운데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지역이 80%를 차지했지만 점차 이들을 유인할 수 있는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게 대전시의 판단이다.
이런 강점을 바탕으로 대전시는 외국인 환자 유치를 위한 해외마케팅에 주력할 계획이다. 지난해 몽골 중심에서 올해는 동남아와 중동 등으로 다변화해 나갈 계획이다. 특히 대전에 유학한 외국인 학생과 연구원, 다문화 가정 등을 대상으로 지역내 의료시설 팸투어 등을 통해 자국의 친인척들에게 구전 홍보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지역내 19개 대학의 외국인 유학생 5,900여명과 외국인 연구원 4,100여명 등 1만여명을 의료관광 홍보서포터즈로 활용한다는 복안이다.
이와 함께 의료 인프라 구축도 서두르고 있다. 중국인이 관심을 많이 갖고 있는 성형과 피부미용은 관련 의료기관이 밀집한 둔산지역에'메디컬 스트리트'를 조성해 소화할 방침이다. 일본인의 관심이 높은 한방 관련 피부미용은 대전대 부설 한방병원을 중심으로 진료활동을 벌이고, 미국 등 선진국 환자들은 높은 의료수준과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건강검진 분야로 유치키로 했다.
대전시는 특히 건강검진과 관련 외국기업의 '포상관광'유치에 주력하기로 했다. 해외기업체와 전략적 제휴를 통해 현지 기업종사자들을 위한 건강검진과 성형, 미용 등의 상품을 개발해 끌어들인다는 전략이다.
이미 일부 분야에서는 성과도 거두고 있다. 지난해 대전 선병원이 보건복지부의 선도의료기술 육성사업에서 건강검진분야에 선정됐고, 올해는 건양대 병원의 화상재건기술사업이 선정됐다. 외국인 환자 유치도 크게 늘고 있다. 아직 국내 전체 외국인환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지만 시간이 갈수록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최근 발표한 지난해 외국인 환자 유치실적에 따르면 대전시는 건강검진 557명, 입원 101명, 외래 1,305명 등 모두 1,963명으로 2010년 1,693명보다 16%가 증가했다. 2009년 169명보다는 11배이상 급증했다. 특히 고액환자인 입원환자가 33명에서 101명으로 3배 이상 늘었다.
한국의료관광학회 김근종(건양대 교수)회장은 "대전은 치료와 휴양을 겸비한 의료관광지로 개발할 수 있는 충분한 잠재력을 갖고 있다"며 "대전만의 선도상품을 개발하고 적극적인 해외 마케팅을 실시하면 다른 어느 곳보다 발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하지만 의료관광에 대한 지역의료인의 낮은 관심도 극복과 언어 등 외국인에 친화적인 환경 조성 등 넘어야 할 산도 많다. 대전시 관계자는"의료기관수는 많지만 외국인을 상대하기에 아직 영세한 부분이 많다"며 "환자 보호자들이 머물 수 있는 호텔과 쇼핑자원 확보 등 인프라 구축에도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허택회기자 thhe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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