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대혁명 이후 중국 최대 정치스캔들로 비화하고 있는 보시라이(薄熙來ㆍ63) 전 충칭(重慶)시 서기 사건의 불똥이 유명 여배우 장쯔이(章子怡ㆍ33)에게 튀었다. 대만의 자유시보는 29일 미국에 서버를 둔 중국 반 체제 사이트 보쉰닷컴을 인용, 보 전 서기와 장쯔이가 ‘향응성 밀회’를 즐긴 의혹이 있다고 전했다. 이날 중국 인터넷은 이 기사의 진위 논란으로 하루 종일 뜨겁게 달아올랐다.
자유시보는 보 전 서기의 돈줄 역할을 해온 쉬밍(徐明ㆍ41) 다롄스더(大連實德)그룹 회장이 2007년부터 10여차례 이상 장쯔이를 보시라이에게 보내 성접대했다고 보도했다. 쉬 회장은 이 대가로 장쯔이에게 한차례 최고 4,600만 대만달러(약 18억원)를 지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밀회 장소로는 베이징(北京) 서우두(首都) 공항 부근이나 베이징(北京)의 쉬 회장 개인 공간이 이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신문은 또 장쯔이가 이런 혐의로 최근 보 전 서기 사건을 조사하는 중국공산당 중앙기율위원회의 신문을 받았고, 출국금지 조치까지 당했다고 전했다. 쉬 회장은 조사과정에서 보 전 서기 외에 다른 고위층 인사에게도 장쯔이를 소개했고, 자신도 장쯔이와 은밀한 관계를 가졌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쉰은 지난달에도 쉬 회장이 보 전 서기에게 100여명의 여성을 향응 대상으로 소개했고, 그 중에는 정상급 여배우인 장(章)모씨와 CCTV 간판 앵커 니(倪)모씨도 포함돼 있다고 주장했다.
장쯔이는 이날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에 소문을 부인하는 성격의 글을 올렸다. 그는 “광둥(廣東)에는 이 시기 비가 많이 내린다, 오후엔 벼락이 치고 천둥이 울리며 폭우가 내리다가도 밤엔 비가 그쳐 맑아진 공기로 하늘의 별이 더 빛난다. 누가 이런 하늘의 변화를 생각할 수 있겠는가. 거짓 이야기가 하느님까지 만들어 냈다, 동료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심경을 밝혔다.
쉬 회장의 다롄스더 그룹은 보 전 서기와의 유착으로 급성장했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창호 업체로 출발한 다롄스더는 1990년대 후반 보 전 서기가 다롄 시장일 때 대규모 주택개발 사업으로 사세를 확장, 금융 건설 화학 등의 자회사를 거느린 그룹으로 자리매김했다. 안정환 선수가 이 그룹 산하의 축구팀에서 뛴 적이 있다. 그러나 보 전 서기 사건이 불거지고 쉬 회장이 당국에 불려가 조사를 받으며 최근에는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다.
홍콩에서 발행되는 밍징(明鏡)월간은 지난달 “원자바오(溫家寶) 총리와 총리의 지시를 받은 중앙기율위가 저우융캉(周永康) 중앙정법위원회 서기 산하 공안국이 확보하고 있던 쉬 회장의 신병을 넘겨받는 과정에서 군과 무장경찰 병력이 대거 증원 배치됐다”고 보도했다. 쉬 회장이 그만큼 비밀을 많이 갖고 있다는 얘기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