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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손으로 돌아온 두 상수… 한국영화에 숙제 던진 칸

입력
2012.05.2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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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회 칸국제영화제 폐막식이 열린 27일 오후(현지시간) 프레스센터. 세계 각국에서 온 기자들은 취재경쟁을 펼치는 와중에도 자국 영화가 수상할 때마다 환호성을 질렀다. 시상식장으로 들어서는 감독들과 배우들은 의기양양했다. 수상자 명단에 올랐다는 통보는 미리 받았지만 어떤 상을 받을지 몰라 긴장한 모습이었다. 총성 없는 문화전쟁이 빚어낸 풍경이었다.

2년 전 모습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제63회 칸영화제의 최종 승자는 아피차퐁 위라세타쿤 감독의 태국영화 '엉클 분미'였다. 태국 기자들의 박수와 함성을 뒤로 한 채 한국기자들은 최우수각본상을 수상한 '시'의 이창동 감독과 배우 윤정희를 만났다. 오가는 질문과 답변 사이로 아쉬움과 위로와 감사가 서로에게 전해졌다.

올해의 아쉬움은 더욱 진했다. '다른 나라에서'와 '돈의 맛'이 황금종려상에 도전했으나 빈손으로 돌아가게 됐다. 한국영화 두 편이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나란히 오른 것은 그간 세 차례였는데, 매번 무슨 상이든 받았다. 올해 수상 실패로 기분 좋았던 그 기록도 깨졌다.

올해로 한국영화가 칸영화제에서 첫 상을 받은 지 10년이 됐다. 2002년 '취화선'의 임권택 감독이 감독상을 받으며 시작된 칸 수상 레이스는 2004년 심사위원대상('올드보이')과 2007년 최우수여자배우상('밀양'의 전도연), 2009년 심사위원상('박쥐')으로 이어졌다. 경쟁부문의 웬만한 상을 다 받았으나 황금종려상이라는 화룡점정을 여전히 찍지 못하고 있다.

칸영화제에 도전할 신진들이 아직 눈에 띄지 않는 점도 충무로에 먹구름을 드리운다. 이창동 김기덕 홍상수 박찬욱 등 칸의 사랑을 받아온 감독들은 모두 1990년대 중ㆍ후반 데뷔한 충무로의 황금세대다. 한국영화계가 2000년대 들어 세계 시장에 내놓을 '작가' 발굴에 게을리했음을 보여주는 방증이다.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면 그 영화를 만든 국가에 대한 프랑스 국민의 인식이 달라진다." 피아니스트인 남편 백건우씨와 함께 오랫동안 파리 생활을 한 윤정희가 2년 전 했던 말이 올해 칸에서 유난히 떠오른다. 올해 칸영화제는 한국영화계에 많은 숙제를 던졌다.

칸에서=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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