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층간 소음을 이유로 이웃을 상습적으로 협박한 40대가 구속기소됐다.
울산지검은 28일 양산의 한 아파트 주민 A(40)씨를 상습협박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12월부터 아파트 위층 주민 B(43)씨와 층간 소음 문제로 다툼을 벌이면서 B씨 집 현관문 앞에 유리병을 깨트려 놓거나 오물을 투기하는 등 지난 2월까지 20여 차례에 걸쳐 협박한 혐의다. B씨는 결국 다른 곳으로 이사 갔다.
이 사건은 수사 과정에서 검경 갈등이 표출돼 물의를 빚기도 했다. 당초 사건은 지난 1월 피해자 B씨가 정부가 운영하는 국민신문고에 글을 올리면서 알려졌다. 수사에 나선 경남 양산경찰서는 A씨를 용의자로 지목해 지난 2월 체포영장과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검찰은 조사 내용이 불명확하다는 이유로 기각했다. 검찰은 '피의자가 피해자의 아파트 현관문 앞에 유리병을 던져 깨트려 놓거나 오물을 투기한 이유가 피해자의 생명, 신체 등에 대해 해악을 고지하기 위한 것인지가 불명확하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경찰은 B씨에게 출석 요구를 할 경우 증거인멸을 하거나 보복을 할 수도 있다고 판단, 지난 2월 A씨를 임의동행 방식으로 조사한 뒤 긴급체포했다. A씨는 조사 과정에서 범행을 부인했지만 집에서 장갑 등 범행 도구가 발견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검찰은 다시 "피의자를 검찰청으로 데려오라"고 지휘했고 이에 경찰이 "법에 따라 서류로 요구하라"고 대응하면서 검경 간에 갈등이 불거졌다. 당시 이동환 양산경찰서장은 경찰 내부전산망 등에 '검찰의 부당한 지시'라는 내용의 글을 올려 수사권 조정을 계기로 촉발된 검경 갈등이 전면적으로 노출됐다.
울산지검은 이 같은 갈등 끝에 최근 사건을 검찰 시민위원회에 상정했고, 시민위원회가 경찰이 지목한 용의자를 구속기소하는 것으로 결정함으로써 일단락됐다.
울산=강성명기자 amk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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